디펜딩 챔피언도 잡는 대전…'축구특별시'가 돌아왔다

안영준 기자 2023. 4. 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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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에 성적 좋으니 관중 늘어"…평균 1만4850명
최근 홈 34경기서 23승10무1패 기록
대전하나시티즌(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의 홈구장 대전월드컵경기장이 뜨겁다. 이번 시즌 1부리그로 승격해 관심이 높아지고, 안방에선 강팀까지 잡으면서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대전은 1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2였던 대전은 이날 승리로 4승1무2패(승점 13)를 기록, 단숨에 K리그1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아울러 최근 홈 34경기서 무려 23승10무1패라는 좋은 기운을 이었고, 울산을 상대로 2011년 8월20일 1-0 승리 이후 12년 만에 승리하는 겹경사도 맞았다.

이날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이번 라운드 최다 관중인 1만6359명의 팬이 입장했다. 1층을 꽉 채우고 2층 W석까지 빈자리 없이 자리한 대전 팬들은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대전 박수(바이킹 박수)'를 치는 등 장관을 연출했다.

대전 경기장에 많은 관중이 들어온 건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대전은 개막전이었던 2월26일 강원FC전(2-0)에 1만8590명을 유치하며 화려하게 1부 복귀 신고를 했다.

3월11일 포항 스틸러스전(0-0)에서 8661명에 그쳤지만 4월1일 FC서울전(3-2)에서 다시 1만5793명의 구름 관중이 몰렸다. 이번 시즌 홈 전체 평균 관중은 1만4850명이다.

대전 관계자는 "1부로 승격하면서 아무래도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 상대하게 되는 팀도 서울이나 울산 등 인기 팀들이다보니 더 많은 관중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전하나시티즌(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비결은 또 있다. 단순히 이런 팀들과 붙는 데 그치지 않고, 재미있는 경기력과 함께 승리라는 결과까지 챙긴다는 것이다.

대전은 이날도 리그 선두이자 이전까지 6연승을 달렸던 울산을 2-1로 잡았다. 그것도 90분 내내 라인을 올려 몰아치는 화끈한 공격력과 함께였다.

대전은 추격을 위해 몰아치는 울산을 상대로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격으로 맞받아쳤고 덕분에 팬들은 두 팀이 쉼 없이 공격을 주고받는 콤팩트한 경기를 즐겼다.

이민성 대전 감독은 "수비적으로도 해봤는데 우리 팀은 공격적으로 나서는 게 제일 낫더라"고 밝혔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오늘 경기는 K리그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었다. 대전 덕분에 아주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전했다.

대전하나시티즌(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승격 팀이 1부리그에 올라와서 화끈한 경기력을 펼치고, 안방에서 매번 이기기까지 하니 팬들은 당연히 신이 날 수밖에 없다. 34경기를 치러 단 한 번 졌으니,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으면 승리를 본다는 공식이 자리를 잡은 것도 이상한 게 아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솔직히 모든 팀들이 대전처럼만 경기하면 K리그가 안고 있는 걱정들이 대부분 사라진다. 오늘 경기장에서 이런 경기를 보고 간 사람들이 또 안 오겠는가"라며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대전은 2000년대 초반 홈구장에 많은 관중이 몰려, '축구특별시'라는 애칭을 얻었던 바 있다. 최근에는 2부리그에 머물고 관심 밖으로 멀어지며 이 애칭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또 다르다.

대전은 평균 1만명 이상의 관중과, 리그 3위를 달리는 성적과, K리그 전체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만큼 인상적인 공격적 축구를 모두 갖춘 팀이다. 축구특별시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민성 감독은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이 정도의 잠재력이 있는 팀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초반에는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지금 좋은 성적과 함께 많은 팬들이 찾아와 주시는 점에 감사드린다"면서 "선수단이 책임감을 갖고 계속해서 이런 모습을 이어가면 전북 현대, 울산, 서울 같은 팀들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팬과 분위기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이민성 감독(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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