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규 “내가 칸에 오다니, 가문의 영광”[인터뷰]

강주일 기자 2023. 4. 1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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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칸 영화제 시리즈 오리지널 경쟁부문에 진출한 ‘몸값’ 주연배우 진선규.



“니스 공항에서 내가 출연했던 작품 포스터를 들고 나와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외국분들이 우리를 알아보고 사인을 해달라는게 진짜 신기했어요. 그 순간 우리가 ‘칸’에 왔구나(하고 실감했죠). 런닝을 좋아해서 오자마자 칸 해변을 쭉 뛰었어요. 일정을 마치면 해변 카페에서 와인도 한 잔 하고 싶네요.”

배우 진선규가 ‘몸값’으로 프랑스 칸에 입성했다.

진선규가 출연한 OTT티빙 ‘몸값’이 칸 시리즈 오리지널 경쟁부문에 국내 작품 최초로 진출했다. 이 작품은 불법 장기밀매가 이뤄지던 건물에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생존 경쟁을 다룬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등장해 서로 속고 속이는 내용이다. 지난해 10월 티빙에서 공개됐으며 올여름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 플러스에서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진선규는 16일 프랑스 현지 화상 인터뷰에서 “가문의 영광”이라면서 “설레고 떨린다. 해외 분들에게 ‘몸값’이 어떻게 보여질지 설렌다”고 벅찬 심경을 밝혔다.

진선규는 13년 긴 무명 생활 끝 영화 ‘범죄도시’(2017년)의 조선족 위성락 역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그의 긴 무명기간 동안엔 쌀이 떨어져 눈물을 흘리는 등 생활고를 겪었던 일화도 공개된 바 있다.

전종서, 장률 등 출연 배우들과 셀피를 찍고 있는 배우 진선규.



진선규는 칸으로 출발하기 전 자신의 SNS에 “누나, 나 열심히해서 정말 좋은 배우 되고, 누나는 더 좋은 회사 만들고, 행복하게 연기하면서 나중에 좋은 작품 참여해서 영화제도 가고 칸에도 가보자. 헐리웃도 가고”라며 “9년전 꾸었던 꿈들이 이루어져간다. 꿈꾼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라며 칸에 진출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칸에 입성 후 또 다른 꿈이 생겼냐는 질문에 “이름이 알려지기 전에 대표님과 나눴던 말”이라면서 “그 꿈이 이뤄져서 올린 글이다. 이대로 좋은 배우가 되는게, 좋은 작품을 하는게 지금 계속 꾸는 꿈”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내 박보경 역시 배우다. 어떤 축하 인사를 건넸을까.

“너무너무 축하한다고, 칸에 온다는건 배우로서 꿈인데 그게 이뤄져서 아내도 그 마음을 잘 아니까, 다음엔 꼭 같이 오자고 얘기했어요. ”

OTT 티빙 오리지널 ‘몸값’ 배우들과 전우성 감독.



‘몸값’은 국내 OTT 시리즈로는 최초로 ‘칸 시리즈’ 장편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19일(현지시간)에 열리는 폐막식에서 베스트 시리즈, 음악상, 각본상, 배우상(베스트·스페셜) 등 5개 부문을 두고 장편 경쟁부문 후보작 10편과 경합을 벌인다.

진선규는 ‘몸값’의 차별점에 대해 “경쟁작 10개 작품에 비해 장르적으로 파격적인 느낌이다. 원테이크 방식이라 보는 관객들이 우리의 시선대로 같이 탈출해나가는 그런 재미가 있다. 그런게 우리 작품의 특징이다. 또 이야기 흐름 속의 캐릭터들에 많이 관심을 가져주더라”고 말했다.

그는 수상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칸에 온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와서 있으니까 진짜 뭐 하나 받으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든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에 대해 “콘텐츠를 개발할 때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만들진 않는다. 근데 해외에서 관심을 보이더라. 한국적인 것을 담은 게 외국에서 색다르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 가장 한국적인게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몸값 이후에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엄청 많다는걸 느꼈어요. 제일 먼저 컨텍하고 초청했다는 얘길 듣고 , 그 전에 쌓아왔던 K콘텐츠의 힘이 크구나 하는걸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상영회를 하고 해외분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알고 싶네요. 작품을 내놓은 제작사, 감독 다 똑같지만 그저 재밌고 흥미롭게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저도 그런 마음이네요.”

진선규는 ‘몸값’ 시즌2에 대한 질문에 “의지는 불타오르고 있다. 좋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기대를 더했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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