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없는 70m 땅속 500일 버틴 女산악인 “아직 안 나가고 싶은데”

2023. 4. 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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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70m 아래 동굴에서 500일간 홀로 버틴 여성 산악인이 화제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페인 출신 산악인 베아트리스 플라미니(50)는 지난 2021년 11월20일 남부 그라나다에 있는 지하 70m 동굴에 내려갔다.

그 결과, 플라미니는 약속한 500일을 꽉 채웠다.

플라미니는 동굴에서 나온 뒤 "나는 나 자신과 아주 잘 지냈다"며 "힘든 순간이 있던 건 사실이지만, 매우 아름다운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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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지하 70m 아래 동굴에서 500일간 홀로 버틴 여성 산악인이 화제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스페인 출신 산악인 베아트리스 플라미니(50)는 지난 2021년 11월20일 남부 그라나다에 있는 지하 70m 동굴에 내려갔다.

그가 지상 빛을 본 건 이 날로부터 500일 뒤였다.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미니에게는 헬멧 라이트 등 약간의 빛이 주어졌다. 그가 챙긴 책과 종이, 연필, 뜨개질감 말고는 어떤 문명과의 접촉도 없었다.

그런 그를 스페인 알메리아, 그라나다, 무르시아 대학 소속 과학자들로 꾸려진 연구팀이 추적했다. 극도의 고립 속 인간 신체와 정신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파악했다.

연구팀 또한 온전한 연구를 위해 플라미니와의 대화를 이어가지 않았다. 특별히 만든 메시징 기술로 상태를 확인할 뿐이었다. 식재료는 주기적으로 건네줬다.

그 결과, 플라미니는 약속한 500일을 꽉 채웠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패닉 버튼'을 뒀지만 누르지 않았다.

플라미니는 동굴에서 나온 뒤 "나는 나 자신과 아주 잘 지냈다"며 "힘든 순간이 있던 건 사실이지만, 매우 아름다운 순간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 닥친 순간을 사는 게 비결이었다"고 덧붙였다.

플라미니는 동굴에서 60권 정도의 책을 읽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뜨개질을 하는 등 시간을 보냈다.

그는 65일째부터는 시간의 흐름을 놓쳤다고 했다. 동굴 밖으로 나왔을 때는 160~170일 정도가 지났을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내려와 이제 동굴을 떠나야 한다고 했을 때, 밖에 무슨 일이 생겨 그런 줄 알았다"고 했다.

실제로 연구팀이 그를 데리러 왔을 때 '벌써? 말도 안 돼. 아직 책을 끝내지 못했는데'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포기할 생각이 없었는지 질문에도 그는 "사실은 떠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AFP=연합]

플라미니는 가장 힘든 순간으로 '파리가 몰려왔을 때'를 거론했다.

그는 "파리가 들어와 애벌레를 낳았다"며 "내버려뒀더니 파리가 내 온몸을 뒤덮었다. 복잡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건강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화장실은 지정 장소에 용변을 버리는 것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샤워는 하지 못했다. 그는 "아직도 샤워를 못했다"며 "하지만 나는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다. 500일은 더 버틸 것 같다"고 했다.

플라미니는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감자를 곁들인 치킨 요리를 꼽았다.

플라미니는 행복한 표정이었다. 그는 "꿈이 있었고 그 꿈을 이룬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라며 "여러분이라면 울면서 나오겠는가"라고 했다.

한편 주요 매체들은 그가 인간이 홀로 동굴에서 보낸 최장 기록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런 항목이 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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