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진출 '몸값' 진선규·전종서·장률 "가문의 영광, K콘텐츠 힘 느껴요"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이하 '칸 시리즈') 경쟁부문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K콘텐츠, 티빙 '몸값'의 주역 배우들이 칸을 방문한 소감을 직접 전했다.
16일 오후 '몸값'(극본·연출 전우성)의 주연 배우 진선규 전종서 장률이 프랑스 칸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칸에서의 소회와 수상에 대한 기대감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직접 전하는 이들의 얼굴에서 설렘이 묻어났다.
'몸값'은 서로의 몸값을 두고 흥정하던 세 사람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힌 후, 각자 마지막 기회를 붙잡기 위해 위험한 거래를 시작하며 광기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충현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가 원작이다. 진선규는 극 중 몸값을 흥정하던 중 위기에 휘말려 생존 서바이벌에 뛰어드는 노형수 역, 전종서는 장기매매 조직의 에이스 경매사 박주영 역, 장률은 극 중 아버지의 수술을 위해 불법으로 장기 매매를 하러 온 남자 고극렬 역을 맡아 열연했다.
'몸값'은 국내 OTT 시리즈 최초로 칸 시리즈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진선규는 "칸에 오게 된 것이 '가문의 영광'이다. 하루하루 지내며 설레고 떨리는 마음이 계속 커지고 있다. 해외 분들에게 '몸값'이 어떻게 보여질지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장률 또한 처음으로 칸을 방문했다. 그는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그리고 재밌게 촬영했던 기억이 많은 '몸값'이라 칸에서의 매 순간이 새롭고 긴장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5년 전 영화 '버닝'을 통해 칸 영화제를 방문했던 전종서는 "5년 만에 다시 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 당시의 기억도 조금씩 나는 것 같아 새롭고, 무엇보다도 '몸값' 선배님들과 함께 오게 돼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달라진 점에 대해 묻는 질문은 "그때는 사실 정신이 없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인터뷰하기 급급했고 따라다니기 바빴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배우들은 공항에서부터 자신들을 알아보고 사인 요청을 하는 해외 팬들을 만난 경험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니스 공항에서 사인을 해 달라고 하시더라. 내 예전 작품 사진을 가지고 오셔서 사인을 해드렸는데 외국분들이 저희를 알아보고 사인을 받는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장률에게 '야, 진짜 유명해졌나? 우리를 알아보네?'라고 말을 했다. 그때 우리가 칸에 온 게 맞구나 싶었다"라고 말했다. 장률 역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라며 "나는 사실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 시차 적응이 잘 안돼서 더 그런 거 같다. 그래도 도착한 뒤 사진을 가족들에게 보내고, 서로 통화하며 기뻐하는 목소리를 들으면 내가 진짜 지금 칸에 와있구나 싶다"라고 말했다.
칸에 입성한 지 사흘 차, 배우들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즐거운 기색을 드러냈다. 진선규는 "그저께 도착해서 외신 인터뷰 등을 진행했고, 오늘부터는 포코콜, 핑크카펫, 상영회 등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빡빡한 일정이지만 힘을 내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지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아직 상영회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
이번 칸 시리즈에서 '몸값'은 상영회를 통해 전체 6부 중 1, 2부를 상영한다. 진선규는 "그저 재밌고 행복하게 봐주시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그래도 끝날 때는 '브라보!'라는 칭찬을 꼭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종서는 "적막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다 갑자기 웃으시는 웃음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라며 "특히 칸에서의 상영회는 마지막에 관객들이 박수 치는 모습들이 감동을 자아내던데, 저희도 그런 감동을 경험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장률은 "인물들이 대화할 때 코미디가 발현되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런 포인트를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가 많이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몸값'은 19일(현지시간) 열리는 폐막식에서 베스트 시리즈, 음악상, 각본상, 배우상(베스트·스페셜)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수상 경쟁을 펼치게 됐다. 전종서는 "모두가 고생을 많이 했다. 모든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고, 진선규 역시 "칸에 온 것만 해도 너무나 영광이고 좋았지만 욕심이 전혀 없지는 않다. 뭐라도 하나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배우들은 경쟁부문에 초청된 '몸값'만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작품의 파격적인 부분, 특수성이 많이 어필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장률은 "원테이크라는 특수성이 있는 것 같다. 3시간 반 정도의 시간 동안 한 포맷으로 한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는 것이 도전적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열정적으로 임했고 그 땀과 노력이 작품에 잘 담기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진선규 역시 "장르적으로 파격적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다. 원테이크 기법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고, 색다른 캐릭터들도 많은 관심을 끌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콘텐츠를 만들 때 해외 진출을 목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냥 한국의 정서를 담아 만든 것인데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 같고, 가장 한국 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른다. 그런 작품들이 해외에서 바라볼 때도 매력이 있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배우들은 '몸값'의 영광 뒤에는 K콘텐츠를 향한 세계의 뜨거운 관심이 있음을 거듭 실감한다고도 말했다. 진선규는 "'몸값' 이전에도 많은 작품들을 통해 K콘텐츠를 향한 관심을 느끼고 있었고, '몸값'의 초청 소식을 듣고도 'K콘텐츠의 힘이 이 정도로 크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전종서 역시 "해외 분들이 오래 전부터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다. 특히 K드라마 열풍이 다시 한 번 불고 있는 것 같고, OTT가 활성화 되면서 전세계인들이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진선규는 "K콘텐츠, 나아가 '몸값'을 잘 알리고 싶다는 마음은 저희 배우 셋과 여기 와서 애쓰시는 모든 분들이 다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모든 사람들이 '최초'라는 타이틀에 의미를 두고 좋아하지 않을까 싶은데, 최초로 칸에 온 것, '몸값'이 첫 초청을 받은 것들 모두가 배우 인생에 개인적인 영광으로 남을 것 같다. 이 흐름이 끊기지 않고 계속해 K콘텐츠의 인기가 이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전종서 역시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기술, 작품 속에 녹아있는 매력은 다른 나라가 모방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도 어떻게 차별점을 가지고 연기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배우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장률은 "더 많은 영화제에 다니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한국 콘텐츠가 많이 사랑을 받는 만큼 나 또한 독창적인 색깔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라는 다짐을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빙]
몸값 | 전종서 | 진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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