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몸값’, 국내 OTT 드라마 중 佛 칸 시리즈에 첫 입성

백수진 기자 2023. 4.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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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 시각) 드라마 ‘몸값’의 배우 진선규, 전종서, 장률(왼쪽부터)이 프랑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참석해 화상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티빙

“아빠, 내일 촬영 가?” “아니. 아빠 내일 칸에 가.” “북한?” “응~ 갔다올게!”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몸값’으로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이하 칸 시리즈)에 초청된 배우 진선규는 소셜미디어에 “9년 전 꿨던 꿈이 이뤄졌다”며 아들과의 귀여운 대화를 올렸다. 14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에서 개막한 칸 시리즈는 지난달 장편 경쟁 부문 초청작을 발표하며 “‘몸값’을 가장 먼저 초청작으로 확정했을 만큼 작품의 글로벌 흥행에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OTT 드라마가 칸 시리즈 경쟁 부문에 오른 것은 처음. 칸 현지에 있는 주연 배우 진선규, 전종서, 장률을 16일 화상으로 만났다.

진선규는 인터뷰 내내 “가문의 영광”이란 말을 반복하며 “‘몸값’ 이전부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했다. 전종서는 “드라마를 찍을 땐 배우들 모두 물에 젖거나 먼지를 뒤집어쓴 상태였는데, 이렇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만난 건 처음”이라며 웃었다.

드라마 '몸값' 포스터. /티빙

드라마 ‘몸값’은 미성년자 성매매를 위해 낡은 모텔에 찾아온 형수(진선규)가 인신매매단에 붙잡히며 시작된다. 갑자기 일어난 지진으로 모텔이 붕괴되면서 서로의 몸값을 흥정하던 악인(惡人)들이 생존 게임을 벌인다.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서로를 속고 속이는 캐릭터와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칸 시리즈는 ‘몸값’을 소개하며 “능수능란한 촬영 기법으로 우리를 끝없는 지옥의 길로 데려간다”고 평했다. 진선규는 “원 테이크(장면 전환 없이 한 번에 찍는 촬영 기법)로 몰입도를 높인 것이 다른 후보작들과의 차별점”이라면서 “마치 VR 게임 속에 들어가 캐릭터와 함께 건물을 탈출해나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드라마 '몸값'. /티빙

전종서는 2018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으로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한 데 이어, 시리즈물로 5년 만에 다시 칸에 입성하게 됐다. 그는 “몸값을 찍을 땐 추위와 싸우느라 힘들어서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면서 “선배님(진선규)과 올챙이 수천 마리가 바글대는 물속에서 긴 시간을 헤엄치느라 고생한 기억이 떠오른다”고 했다. 진선규는 “올챙이 한두 마리는 먹었을 것”이라며 거들었다.

앞서 한국 영화의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이 불발된 가운데, 해외에서 ‘몸값’을 비롯한 OTT 드라마들이 선전하고 있다. 진선규는 “해외에선 가장 한국적인 정서와 상황을 담은 이야기에 색다른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훌륭한 작품들이 계속 나와 이 흐름이 끊기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종서는 침체된 한국 영화계를 염두에 둔 듯, “앞으로 영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지 않았으면 좋겠고 배우로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는 OTT 콘텐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어떤 작품을 해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칸 시리즈는 칸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방송 콘텐츠 마켓 ‘밉티비(MIPTV)’ 활성화를 위해 2018년부터 시작됐다. 같은 도시에서 열릴 뿐, 칸 국제영화제와는 다른 행사다. 19일 폐막식에서 베스트 시리즈·각본상·배우상 등 5개 부문 트로피를 놓고 ‘몸값’을 비롯한 후보작 10편이 경합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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