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지금부터 시작! 운동하는 전문의 서정아

서울문화사 2023. 4.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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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이라는 숫자 앞에서 달라지기 시작하는 여성의 몸과 마음. 잦아지기 시작한 건강 적신호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인생 후반전을 위한 체력을 끌어올릴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어느덧 마흔. 충분히 자고 일어났는데도 늘 피곤하고, 식사량은 그대로인데 몸무게는 늘어나고, 어떤 날은 견디기 힘들 만큼 무기력함이 몰려옴을 느낄 것이다. 이것은 건강의 최전방에 있는 의사라고 해도 예외는 아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그리고 일하는 엄마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서정아 원장 또한 마흔에 다다른 후 위와 같은 증상과 함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것을 느꼈다.

서정아 원장은 과거 사막 마라톤 대회를 완주하고, 국경없는의사회 활동으로 한국과 중동을 오갔을 정도로 남다른 체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출산 이후 육아와 병원 일을 병행하기 시작하면서 신체 에너지가 급속도로 소진되는 것을 느꼈다. 이제 겨우 마흔.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것이 많은데 사소한 다이어트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체감한 그녀가 주목한 것은 마흔 전후로 찾아오는 몸과 마음의 격동기, 바로 여성의 생애전환기였다.

서정아 원장은 생애전환기를 맞이한 여성일수록 ‘오늘의 체력’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는 활력과 에너지, 세월을 거스르는 건강함으로 인생 후반전을 채우고 싶다면 바로 지금, 그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여성의 경우, 마흔을 전후로 신체적으로 변화하고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까요? 단순한 노화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바로 호르몬이에요. 여성의 건강을 지탱해주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은 44살을 전후로 급감하기 시작합니다. 이로 인해 여러 유쾌하지 않은 신체 증상이 동반되죠. 문제는 그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40대 이후 발생하는 노화와 만성질환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것입니다. 40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보내느냐에 따라 노년의 건강이 결정됩니다. 따라서 변화하는 몸과 마음을 잘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원장님은 마흔에 어땠나요?

저는 40살에 첫 출산을 했어요. 그전까지는 트레킹도 자주 다녔고, 동안이라는 말도 들으며 체력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죠. 하지만 출산 후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몸이 예전 같지 않음을 느꼈어요. 하루를 겨우 버티며 집과 병원을 오갔고, 거울 속 제 얼굴이 미워 보이기 시작했죠. 하루는 한 평 남짓 진료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밖으로 나가고 싶은 충동이 올라왔어요. 그 현상이 반복되자 건강에 경각심을 갖게 됐고, 변화하는 제 몸과 마음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깨달은 것이 바로 여성의 생애전환기였고, 그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체력 관리라는 것도 알게 됐어요.

여성의 생애전환기에 동반되는 증상은 무엇인가요?

첫째, 외모입니다. 기미와 잡티, 검버섯 등이 짙어지기 시작하고 무너지는 피부 탄력과 함께 살도 잘 빠지지 않아요. 둘째, 혈관 질환 발생률이 올라가 전에 없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같은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집니다. 면역력도 급감해 감염 질환에 시달릴 수 있고, 허리 디스크 같은 척추 질환과 함께 각종 만성 통증이 시작되죠. 셋째, 가장 심각한 변화는 바로 마음입니다. 불면증, 우울, 불안감 등 정서적 아픔이 쌓여 신체 이상 증상으로 발현되는 것을 무엇보다 조심해야 해요.

그렇다면 생애전환기를 맞이한 40대 여성이 건강해지기 위한 관리로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40대부터는 신체의 부분 부분이 낡기 시작합니다. 신진대사, 호르몬, 근육, 혈관과 세포까지 따로 관리하지 않으면 제구실을 못 하게 돼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뿌리는 놀랍게도 마음 건강에 있습니다. 해결되지 않는 신체 이상의 원인을 찾다 보면 감당하기 벅찬 스트레스, 권태감, 우울함 같은 마음의 병이 주된 이유였던 사례가 아주 많아요. 그래서 아픈 마음부터 회복하는 것이 체력을 올리기 위한 가장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생애전환기를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한 ‘나’를 받아들이고 신체 변화에 맞춰 건강한 식사법, 운동 등으로 몸과 마음의 독소를 비워내는 것입니다. 근원적인 생활 습관 변화가 중요해요. 저 같은 경우에는 매일 충분한 채소를 섭취합니다. 그리고 아침 출근 전에는 플랭크 동작, 진료 중 시간이 비면 스쿼트 운동을 해요. 허벅지 근육을 단련함으로써 골밀도 감소를 예방할 수 있고, 생활 속 활력 또한 높일 수 있죠. 둘 다 매우 사소한 습관이지만, 큰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여성의 건강에서 호르몬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죠.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44살을 전후로 여성호르몬 수치는 급감합니다. 우리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보호해주던 에스트로겐 감소와 함께 여성의 몸과 마음에 타격을 받기 시작하죠. 그런데 우리 몸에서 에스트로겐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기관은 난소와 부신, 총 2곳이에요. 갱년기가 되면 난소는 폐업을 선언하지만, 부신은 신체만 건강하다면 에스트로겐을 계속 생성해냄으로써 여성의 신체 균형을 돕습니다. 그러므로 건강한 부신을 위해서라도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요.

마흔 무렵에도 체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건강한 생활 루틴 한 가지를 실천하는 것부터 변화는 시작돼요. 예를 들면 걷기 위해 아침에 일찍 일어납니다. 체력이 올라오면 근육운동을 시작하고 싶어져요. 그리고 더 나아가 명상도 해보고, 식단도 챙겨봅니다. 하루 이틀 쌓이다 보면 어느덧 체력은 올라가 있어요. 한 가지 조언을 드리자면 이런 루틴은 반드시 자연스러워야 합니다. 하루 이틀로 끝나는 싸움이 아니니까요.

앞서 하신 말씀을 바탕으로 최근 <어쩌다 마흔, 이제부턴 체력 싸움이다!>를 발간했죠. 원장님이 생각하는 ‘오늘의 체력’이란 무엇이죠?

‘오늘 하루, 온 마음을 다해 가장 나답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주는 에너지’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책에 써놓은 내용은 ‘방부제 동안 비법’이나 ‘식스 팩 여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겨우 버티며 매일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 의미 있는 삶과 목표를 바탕으로 활기차게 살아가고 싶은 분을 위한 에너지 충전 습관 처방인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여성에게 ‘마흔’은 어떤 의미일까요?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생애전환기를 지나는 여성들은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입니다. 전 세계 행복 지수를 조사한 빅데이터에 따르면 이 시기의 여성들은 경제 상태, 결혼 여부, 사회적 위치와 관계없이 이유 없는 불안과 우울함을 느낀다고 해요. 하지만 저는 조금 색다르게 접근하고 싶어요. 가장 특별하고 의미 있는 시기를 보내는 중이라고 말이죠. 마흔 전까지 사회가 정해놓은 성공 지표에 맞춰 숨 가쁘게 달려온 여성이라면 이제는 좀 더 나답게, 주도적으로, 충만하고 보람된 삶을 살 자격이 있습니다. ‘나’라는 세상을 다시 세울 시기가 도래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304050 〈우먼센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마흔은 축구로 치면 인생 전반전을 마치고 후반전을 위한 작전타임을 갖는 것과 같아요. 물론 전반에 실책이 많았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작전타임 동안 물도 마시고, 근육도 풀어주고, 마음가짐 또한 새롭게 한다면 다가올 후반전은 전반전을 밑바탕으로 전에 없던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죠. 다시 말해 경기가 반전될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체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체력이란 오늘 당장 실천한 작은 습관의 변화를 바탕으로 시작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요. 매일 도전하고 매일 무너져도 괜찮아요. 작은 노력을 쌓아 인생 후반전을 위한 체력을 만들어보세요. 변해가는 몸과 마음의 건강함을 바탕으로 원더풀한 인생 후반전을 만들기 바랍니다.

 서정아 원장이 추천합니다 

건강을 채워주는 습관 5

 몸을 해독하는 채소찜 레시피 

하루 두 번 채소 챙겨 먹기

1 매일 2km 걷기

2 번아웃이 찾아왔는지 점검해보기

3 매일 감사일기 쓰기

4 하루 한 번 림프순환을 돕는 마사지하기

5 건강하게 식사하기

1 무, 호박, 당근, 양배추, 애호박 등 갖은 채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2 찜기에 올려 푹 찐다.

 Tip 1 

잘 익은 채소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천일염 등으로 간해 현미밥과 함께 먹는다.

 Tip 2 

단백질이 풍부한 살코기나 두부 등을 준비해 쌈처럼 싸 먹는다.

에디터 : 이설희 | 사진 : 게이티미지뱅크, 서정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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