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피프티 피프티 소속사 대표의 디테일[윤상근의 맥락]

윤상근 기자 2023. 4. 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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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윤상근 기자]
걸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기곡을 선보이고 있다. 피프티 피프티의 'Cupid'(큐피트)는 12일(한국 기준) 미국 빌보드가 발표한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 이름을 올렸다. /2023.04.1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윤상근 스타뉴스 기자] "이제 시작이죠. 갈길이 멀어요. 하하."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 새나 아란 키나 시오)를 론칭한 소속사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의 환한 목소리에는 (그간의 고생을 한결 털어놓은 듯) 약간의 안도하는 마음마저 느껴졌다. 현지 프로모션 등 다음 스텝을 위해 미국에 체류하고 있었던 전홍준 대표는 스타뉴스와의 짧은 전화 통화를 통해 겸손함을 잃지 않고 오랜 기간 준비한 피프티 피프티를 위해 더 나아갈 것이라고 웃으며 밝혔다.

2022년 11월 18일 데뷔 EP 앨범 'THE FIFTY'로 데뷔한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 2월 24일 발매한 첫 싱글 앨범 '더 비기닝: 큐피드'(The Beginning: Cupid) 타이틀 '큐피드'(Cupid)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중이다. 데뷔 4개월 만에 빌보드 핫100에 100위로 진입, 2주차 94위, 3주차 85위로 끌어올렸고 영국 오피셜 차트 싱글 톱100 진입에 이어 스포티파이에서도 주요 차트에 모두 진입하며 해외 차트에서 가장 핫한 K팝 걸그룹으로 떠오르고 있다.

▶FIFTY FIFTY (피프티피프티) - 'Cupid' (TwinVer.) Official Lyric Video

사실 전홍준 대표의 피프티 피프티 론칭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국 현지에서 K팝을 바라보는 안목을 가졌던 모 제작자와 심도 있게 협의하며 차근차근 완성도를 높여갔다. 전홍준 대표는 가요계에서 오랜 기간 제작자 겸 소속사 대표로 활동한 이력을 갖고 있으며 바비킴과 바비킴이 소속됐던 부가킹즈를 비롯해 양수경, 조관우, 윤미래, 더블K, 심수봉, 박강성 등 다양한 세대의 가수들과의 인연을 갖고 있었으며 최근까지는 엠넷 '프로듀스 101'을 통해 워너원 멤버로 활동한 하성운 솔로 앨범도 제작을 도맡았다.

/사진제공=어트랙트

전홍준 대표가 론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했던 다소 눈길을 끈 비하인드가 기억에 남았다.

"K팝 아이돌을 바라보는 미국 현지 음악 대중의 시선이 뭐였냐면, 대체적으로 아이돌그룹의 멤버 수가 많은 편이잖아요. 특히나 멤버 수가 7명이 넘은 아이돌그룹의 경우 그 팀의 멤버들을 일일이 다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뭔가 치어리딩 그룹으로 인식한다는 거죠. 반대로 아이돌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그렇다고 팀 구성원이 너무 적은 것도 멤버들이 많은 팀에 비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부족해서 이 절충이 필요한 것 같더라고요."

전홍준 대표는 당시 론칭하던 팀을 피프티 피프티라고 언급하진 않은 가운데 멤버들의 연습 영상을 보여주며 "현지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라고 소개했었다. 그리고 "팀 구성원을 그래도 4~5명 정도로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렇게 피프티 피프티는 세상에 나와 현지 공략에 대성공했다. K팝 신, 아니 이전에는 대한민국 대중가요 신에서 그야말로 베테랑으로 통한 전홍준 대표에게도 말도 안되게 치열했던 아이돌 시장 공략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기에 고민은 계속해서 깊어져가고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그 결실이 빛을 발하면서 전략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피프티 피프티 역시 앞서 대성공을 맛본 뉴진스처럼 음악적인 차별화가 주효하기도 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3세대 걸그룹 대표주자 블랙핑크의 걸크러쉬 콘셉트의 반대급부의 일환이라고 볼 수도 있을 정도로 피프티 피프티의 장르는 강렬하거나 세지 않았다. 봄 기운의 분위기를 얹으면 더 어울리게끔 감성적으로 음악을 다듬었고 보컬에도 전혀 힘을 주지 않고 유려하게 가려 했다. 그래미가 "보기드문 성숙미를 가진 걸그룹"이라고 소개할 만큼 현지에서도 피프티 피프티의 매력은 무난하지만 매력적인 팝 아이돌에 가깝다.

방탄소년단도, 블랙핑크도 빌보드 핫100 차트 진입까지 걸린 시간은 최소 1년 이상이 걸렸다. 빌보드 200 차트보다도 더 어렵다는 그 높은 장벽을 뚫는 건, 어떻게 보면 미국 현지에서 한 인기 하는 가수들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제 빌보드 핫100 차트는 멜론 차트보다 뚫기 쉬운 차트라는 인식이 농담조로 흘러나올 정도로 미국 음악시장에 침투한 K팝의 영향력은 범접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적극적인 바이럴 마케팅으로 이른바 '틱톡 효과'도 톡톡히 본 피프티 피프티는 미국 애리조나주 모 레스토랑에서 현지인들의 '큐피드' 떼창 영상이 화제를 모으는 등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멤버 새나는 앞서 열었던 기자간담회를 통해 "본질적인 것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완성도 높은 음악, 긍정적인 에너지와 시너지 덕분에 많은 분이 들어주시는 것 같다"라고 말했고 아란은 "'큐피드'를 통해 주체적으로 나아간다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었다. 저희의 차별점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연습생 시절부터 회사 식구들이 '언제나 진정성 있어야 한다', '솔직하게 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고 말했다.

전략적으로도, 진정성으로도 모두 통한 피프티 피프티의 다음 행보가 더욱 고민이 될 것 같다. 물론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윤상근 기자 sg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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