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 경쟁 본격화…“시장 재편 가속도”

2023. 4. 1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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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잇달아 인하하고, BYD와 폭스바겐 등이 보급형 소형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는 등 전기차 가격경쟁이 본격화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7일 '전기차 가격경쟁 시대의 시작'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가격경쟁을 통해 전기차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전기차 모델 가격을 내릴 뿐 아니라 보급형 소형 모델을 신규 출시해 틈새시장 선점 경쟁에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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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공격적 가격 인하…포드·루시드도↓
시장점유율 높이고 각국 보조금 축소에 대응
보급형 소형 모델 신규 출시도 잇달아
폭스바겐이 공개한 저가 전기차 콘셉트카 ‘ID.2ALL’. [폭스바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테슬라가 전기차 가격을 잇달아 인하하고, BYD와 폭스바겐 등이 보급형 소형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는 등 전기차 가격경쟁이 본격화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7일 ‘전기차 가격경쟁 시대의 시작’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가격경쟁을 통해 전기차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 시 차량 가격과 구매 보조금 등 경제적 요소를 핵심 고려사항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판 초기 단계에서는 소비자가 환경 친화성을 우선 고려한 반면, 현재는 내연차와의 가격 비교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테슬라는 ‘모델3’, ‘모델Y’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포드, 루시드, 샤오펑(Xpeng), BYD, BMW, 폭스바겐 등도 미국과 중국 등에서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유럽 주요국과 중국 등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폐지·삭감 계획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독일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 상한선을 6000유로(약 862만원)에서 4500유로로 삭감하고, 내년에는 상한액을 3000유로까지 축소한다. 영국은 지난해 6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했고, 2025년부터는 세제 혜택도 없앤다. 스웨덴과 중국도 보조금을 폐지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전기차 모델 가격을 내릴 뿐 아니라 보급형 소형 모델을 신규 출시해 틈새시장 선점 경쟁에도 나섰다. 특히 C세그먼트(준중형) 이하 차급을 선호하는 유럽 등에서 소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BYD의 ‘시걸(seagull)’. [BYD 제공]

올해 출시 예정인 BYD의 ‘시걸(Seagull)’은 1만달러(약 1300만원)에 불과하다. 2025년 출시가 예상되는 폭스바겐의 ‘ID.2ALL’과 내년 출시 예정인 ‘르노5 EV’는 2만5000달러(약 3600만원) 수준이다. 테슬라 ‘모델2’도 출시 시점은 미정이나 2만5000달러(약 3270만원)가 목표다.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광물 조달 분야에 직접 투자하거나 배터리 업체와 합작공장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포드는 중국 CATL과 합작 공장을 설립해 더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BYD 등은 그보다 더 저렴한 나트륨 이온 배터리(Sodium-ion battery)의 양산 적용을 시도 중이다.

보고서는 가격경쟁이 심화하면서 단기적으로 완성차 업체의 대당 판매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일부 전기차 스타트업이 존폐 위기에 처하고, 소수의 생존 기업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봤다.

가격경쟁으로 차량 판매를 통한 마진은 줄어들지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것으로 점쳐진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소프트웨어 ‘FSD(Full Self Driving)’, 기아의 커넥트스토어를 통한 차량 기능 구독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 등장할 전망이다.

임현진 한자연 선임연구원은 “가격 전략만이 기업의 장기 생존을 담보하기는 어려우므로 완성차 업체들이 각종 비가격경쟁 요소에 집중하면서 정교한 제품 차별화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 관련 기반 기술이 핵심”이라고 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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