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사건] 일상 파고든 마약…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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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1마리 값보다 더 저렴하게 마약을 구할 수 있다.
이렇듯 마약 구매는 마음만 먹으면 손 쉽게 구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수사 당국은 마약 범죄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로 불리는 박왕열(45)씨가 최근 감옥에서 수감돼 있으면서도 국내에 마약을 유통시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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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박왕열, 필리핀 감옥 수감 중 국내 마약 유통
[더팩트ㅣ경남=강보금 기자] 치킨 1마리 값보다 더 저렴하게 마약을 구할 수 있다. 믿기 힘들겠지만, 실제 상황이다.
<더팩트>는 실제 텔레그램에서 마약을 판매하는 대화방에 들어가 봤다.
대화방엔 다양한 마약와 가격은 물론 전국 배달 방식 등이 공유되고 있었다.
엑스터시, 케타민, 아이스(메스암페타민), 허브(환각물질과 허브를 섞어 담배 형태로 만든 신종 마약), 떨(대마) 등 마약류가 40만 원~300만원 상당의 시세로 거래되고 있었다.
환산해 보면 한 번 투약할 때 최소 1만 2000원 수준이다. 저렴한 편인 한 종류의 마약 1g을 40만 원을 주고 산다면, 한 번 투약하는 용량(0.03g)으로 계산했을 때 이러한 값이 나온다. 최근 치킨값 인상을 한 교촌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교촌 오리지날'의 경우 배달비까지 포함하면 2만5000원 상당에 육박한다.
판매자에게 개인 대화방을 만들어 연락해 마약을 구매 의사를 밝힌 뒤 무통장 입금이나 가상화폐 등으로 계산하면 마약을 던져 놓은 좌표(주소)를 받는다. 이 후 그 주소로 가 숨겨져 있던 마약을 가지고 오면 된다. 이렇듯 마약 구매는 마음만 먹으면 손 쉽게 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수사 당국은 마약 범죄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그런 와중에 최근 인기리에 시즌 2로 막을 내린 드라마 <카지노>에서 배우 최민식이 연기한 '차무식'의 모티브가 된 그 사람. 일명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로 불리는 박왕열(45)씨가 최근 감옥에서 수감돼 있으면서도 국내에 마약을 유통시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 2차례나 탈옥했으나 2020년 10월 필리핀 현지 경찰에 붙잡혀 장기 60년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살인 혐의를 받고 필리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박왕열은 어떻게 감옥에서 마약을 입수해 국내 유통책에 공급할 수 있었는지, 그 경위를 파헤쳐 봤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 씨에게서 마약을 공급 받아 판매한 유통책 20대 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A 씨는 지난해 12월 박 씨와 공모해 마약을 국내에 풀었다. 이 때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박씨를 직접 만나 마약을 취합했다.
이렇게 국내로 들여온 마약을 보관하고 있던 와중에 B 씨, C 씨와 짜고 올해 1월 텔레그램과 던지기 수법 등으로 마약을 중간판매책에 넘긴다.
중간판매책은 엑스터시 100정, 필로폰 10g을 도매가 600만원에 사들였다. 만약 소매상이 마약을 사들일 경우 약 333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A 씨 등은 당초 엑스터시 1500정 등 더 많은 마약을 유통하려 했으나, 단속 등이 강화되자, 이를 고려해 샘플용으로 소량을 판매하다가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이들을 검거한 뒤 박씨와 유통책 간 텔레그램의 대화를 공개했다.
아래는 일부 대화내용.
박왕열, "다음주에 20키로 있으니까 얘기해", "500개? 친구에게 전화오면 아직 남았나 확인부터 해 봐야해", "이거 해놓고 전화오면 처리해주라고 할게"
박왕열, "그리고 난 다른도매나 딜러처럼 갖다놓고 파는 게 아니고, 선주문 후 해외 공장에 주문양 만큼만 보내고 조금 여유로 조금 더 보내서 도착하면 하루 이틀이면 없어"
유통책 A씨, "혹시 형님 품목은 뭐뭐 하시나요?"
박왕열, "세상의 존재하는 마약 전부다"
이들 간 대화를 보면 마약 유통 경로 등을 유추할 수 있다. 박 씨는 현재 익숙한 텔레그램 명인 '전세계'가 아닌 여러 개의 텔레그램 명을 바꿔가며 마약을 판매해 하고 있다.
또 박왕열은 사회에 있는 공모자인 친구의 도움을 받아 동남아 등에서 제조한 마약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국내 유통책이 텔레그램에서 박왕열과 접촉해 마약을 사들여 중간유통책에 도매가로 되판다. 이런 식으로 마약은 손쉽게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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