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분기 어닝시즌 '먹구름'…"5가지만 잘 봐라"
"기업들 돈 어디 쓰는지 잘 봐야"
대규모 구조조정 효과 드러날 것
미국 1분기 어닝시즌은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최악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1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3% 하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며 33% 급락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가장 낮다.
전망은 엇갈린다. 1분기가 저점일 것이라는 희망도 있다. 지난달 미국에서 발생한 은행 위기가 잡히고, 급격한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서다. 그러나 기업들의 실제 실적이 추정치보다 더 낮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온다. 경기 불확실성이 크고 은행위기 여파도 상당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어닝 시즌에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5가지를 짚었다. 각각 ▲은행 스트레스 ▲수익률(매출 대비 수익) ▲비용절감 ▲기업지출 ▲중국 리오프닝 효과다.
은행 스트레스는 뉴욕증시 투자자들이 1분기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지역은행 파산 사태를 목격한 은행들이 신용 조건을 강화하면 먼저 은행 수익이 타격을 입는다. 강화된 대출 조건은 은행의 고객인 다른 기업들의 자금 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 중소기업들은 거시 경제에 민감하고 지역 대출기관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들의 실적이 은행 스트레스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이 출렁이며 증권사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타격을 입었다. 미 증권사 BGC파트너스는 최근 은행 위기와 크레디트스위트 파산 등으로 1분기 마지막 주 거래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에서는 물가와 고용, 소비가 모두 둔화됐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0% 꺾였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기업들은 이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가격을 다시 내려야 한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우려해야 하는 시기다.
블룸버그는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기업들의 수익성을 잘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 테슬라가 1분기에 전기차 가격을 전 세계 시장에서 수 차례 인하했다. 나이키는 1분기 매출이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지만 마진율은 43.3%로 시장 추정치(43.7%)를 밑돌았다.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하며 비용 절감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 아마존과 메타, 구글 등이 수만명의 인력들을 줄이고 사무실을 닫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분기 인력 감축에 대한 뉴스 건수는 15만8000건으로 2020년 2분기(20만4000건) 이후 최대였다.
덴마크 삭소은행의 피터 가르니 주식 부문 대표는 “애널리스트들이 기업들의 비용 절감이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며 최근 S&P500 기업 순이익 추정치가 늘었다”고 말했다.
불경기에 기업들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는 중요한 문제다. 1분기는 은행 위기로 기업들이 자본지출에 민감해지면서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페덱스 등 일부 기업들은 배당금을 인상하기로 했다.
중국 리오프닝이 미치는 영향은 부문별로 다르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등은 이미 중국 매출 증대에 힘입어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LVMH의 1분기 매출은 210억유로(약 30조2156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7% 늘었다.
다만 화학과 에너지, 광업 등 제조업 관련 경기는 1분기에는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화학업체인 사우디베이직인더스트리는 지난 2월 말 “중국 시장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며 “마진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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