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신현수 “냉정한 소대장? 6회보며 울다 각티슈 한 통 다 써”[스경X인터뷰]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 속 배우 신현수가 연기하는 이춘호 중위는 작품의 주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는 인물이다. 가상의 한국에서 정체 모를 외계 생명체인 ‘구체’의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어른들은 모두 학생들을 죽음의 전장으로 내몰거나 모른 척 하고만 있는데 이춘호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비록 극 중 고3 학생들의 동원령에 처음에는 상부의 명령을 받지만, 복귀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위험한 구출작전을 감행하고 심지어 6회에서는 학생들 대신을 목숨을 바치기도 한다. 극 내내 얼음장 같은 표정에 냉정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배우 신현수는 그 장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햇수로는 3년이 된 작품이에요. 2021년 촬영을 시작해 2023년 공개하게 됐으니까요. 처음 드라마가 공개될 때 몇 명의 배우와 같이 봤는데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혼자 네 번 봤어요. 팔불출 같지만…. 이렇게 제 작품을 보면서 울었던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2회부터는 계속 울면서 봤고요. 6회 학생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을 전할 때는 각티슈 한 통을 다 쓴 것 같아요.”
이춘호 중위 역이 신현수에게 특별했던 건 여러 이유가 있다. 일단 웃음을 주는 조연 역을 많이 하던 그가 맡은 진중한 인물이었고, 주로 로맨틱 코미디나 가족극에 나오던 그가 소화한 거의 최초의 장르물이다. 게다가 그는 소대장 역할을 했지만, 현역 복무는 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로 많은 연구가 필요했다.
“대사도 제 손으로 만들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제가 죽는 6회 엔딩에서도 일부러 모니터링을 안 했어요. 뭔가 계산해 연기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마지막 춘호가 아이들에게 건네는 말이 있는데 촬영 몇 달 전에 감독님께서 ‘네가 한번 써볼래? 네가 아이들이랑 일 년을 보냈으니 춘호 마음을 네 마음으로 가도 될 것 같다’고 하셨어요. 진짜 마음을 담아서 만든 대사를 현장에서 하니까 새로운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춘호는 구체의 지구공격 과정에서 그 잔혹성을 처음 체감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부대원을 다 잃었던 경험을 아이들에게서 재현하고 싶지 않았고, 특히나 수능 가산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대하게 된 아이들을 깊이 동정했다. 성용일 감독의 메시지 ‘과연 아이들을 위한 나라는 없나’에 신현수도 깊이 동감했다.
“저라면 아마 그런 상황을 당하면 어머니, 아버지를 모시고 피신하지 않을까요. 춘호가 아니고서는 구체들과 그렇게 싸울 수 없었을 거예요. 저 스스로도 ‘청춘시대’나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의 작품으로 코믹의 이미지가 많아 밝은 이미지로 많이 소비됐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더 생각이 많고, 고민과 번뇌가 많은 이면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는 극 중 덕중 역을 맡은 배우 오민규의 매니저 역할도 자처했다. 소속사가 없는 그를 계속 촬영장에 태우고 다녔고, 아예 집에서 촬영 기간 함께 살기도 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20대 배우들만 20명이 넘게 주연급으로 출연하는 작품이었는데,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를 느끼는 것만으로 충만한 촬영현장이었다. 실제 촬영 이후 왕태만 역 문상민이 tvN 드라마 ‘슈룹’을 통해 떠오르는 모습은 그에게도 큰 기쁨이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연기를 시작한 것이 10년이 조금 넘었는데, 이 시점에서 춘호를 만나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봐요. 물론 그전에 봤던 인물들도 의미가 있는 인물들이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색다른 모습이었잖아요. 제가 다져왔던 연기가 점점 더 새롭게 만나는 인물에게 녹아드는 것 같아요. 춘호를 만난 것만으로도 감사하는데 예상하지 못한 큰 사랑을 받아 더욱 진심으로 감사하게 됩니다.”
실제로 만나면 이춘호 중위의 건조함보다는 정겨움이 더 느껴지는 신현수의 소원은 멜로 드라마에서 진한 사랑을 해보는 것이다. 멜로가 지금까지 소원이었지만 또 극성이 강한 장르물의 재미도 느꼈다. 그만큼 스스로의 폭도 넓어진 것 같고, 많은 역할을 해낼 수만 있을 것 같다.
“21일 공개되는 파트 2에서는 이춘호 중위의 죽음 이후 더욱 성장하고 갈등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실 겁니다. 저도 촬영은 안 했지만, 대본은 꾸준히 봤거든요. 슬프고 가슴 아픈 부분도 많습니다. 다른 작품과는 확실하게 다른 좋은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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