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광훈 사태 침묵하면 모든 책임 내게 뒤집어 씌울 것"

페이스북에 "가장 시급한 일은 극우와의 단절"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이 '전광훈 사태'에 침묵한다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울 것이라고도 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2월 당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양산 통도사에서 만나 인사하는 모습. 2020.2.14/뉴스1 ⓒ News1 자료 사진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국민의힘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의 가장 큰 위험요소가 '지도부 리스크'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전광훈 사태'에 대해 침묵한다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울 것이라고도 했다.

홍 시장은 16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전광훈 사태를 내가 침묵하고 그냥 지나간다면 김기현 대표가 모든 책임을 나에게 뒤집어 씌우고, 해촉했다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벌써 검사장 출신 수석대변인을 시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소위 검사장 출신이란 사람이 언론에 나와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알 것 같아 해촉했다'는 저급한 상식 이하의 말을 하고 다니는 것만 봐도 앞으로 어떻게 할지 알 수 있지 않나"고 했다.

검사 출신인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지난 1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안다"며 "(홍 시장의 발언이) 결과적으로 지금 당의 당 대표를 흔들기 위한 모습이 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마치 분란의 원인이 내게 있는 것으로 마무리되면 나는 앞으로 아무런 말도, 아무런 메시지도 낼 수가 없을 것"이라며 "(여당 지도부와의) 내밀한 이야기는 물밑으로 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전당대회 때 수시로 의견교환을 했지만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단 한번 통화한 일도 없고 소통한 일도 없는데 어떻게 내밀하게 소통하나"고 했다.

이어 "물론 당 대표가 돼 얼마나 바쁜 일정이 있었겠나. 이해는 하지만 전당대회 이후 우리 당이 가장 시급했던 일은 극우와의 단절이었는데, 극우세력과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쳐내지 못하고 황교안 전 대표처럼 똑같은 길을 가고 있으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젠 총선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지도부 리스크가 돼 버렸다. 지도부끼리 서로 잘못을 감싸주고 견강부회로 당을 끌고 간다고 해서 국민들이 따라올까"라고 반문했다.

전날 밤에 게시된 이런 내용의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홍 시장은 국민의힘 상임고문직에서 해촉된 이후에도 김기현 지도부와 극우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겨냥해 연일 비판적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