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MTS 수익률보다 통장에 꽂히는 현금이 중요한 투자자들에게
“흙수저, 에코프로로 10억원 벌고 퇴사합니다”
지난 달 온라인에서는 국내 대표 이차전지주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투자해 두 배가 넘는 수익을 거둔 한 개인투자자의 글이 큰 화제가 됐다. 글이 올라온 이후로도 두 종목의 주가는 끝도 없이 올라, 이달 14일 기준 에코프로는 무려 493%, 에코프로비엠은 2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두 종목을 필두로 이차전지·반도체주에 투자해 단기간에 비현실적인 수익률을 낸 몇몇 운 좋은 투자자들의 사연이 온라인 곳곳에 올라오면서 국내 증시는 물론 투자자들의 심리도 요동쳤다. 동전주도 아닌 코스닥 시총 최상위권 종목의 주가가 2~3개월 만에 수백 퍼센트 오르자,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와 같은 포모 현상(FOMO·Fear Of Missing Out)이 재현된 것이다. 포모현상이란 무리에서 소외되거나 뒤처지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남들이 수백 배 수익률을 좇아 이리저리 뛰어드는 와중에도, 이와 멀찍이 떨어져 관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컴(income)’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가득한 주식 투자에 피로감을 느낀다. 이에 매달 일정한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가장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인컴 투자 방법은 월 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국내외 주식형과 채권뿐 아니라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커버드콜(주식과 콜옵션을 동시에 거래하는 투자전략) 등 다양한 ETF 상품들이 월 배당 ETF로 출시되고 있다. 월급처럼 매달 일정한 배당금을 받다가, 향후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월 배당 ETF 상품은 지난해 6월 첫 출시된 이후 이달 14일까지 총 23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국내 첫 월 배당 상품인 ‘SOL S&P500 ETF’의 경우 전달 말일을 기준일로 해서 매달 1일 분배금을 지급한다. 이달 초엔 1주당 14원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이 상품의 상장 이후 수익률은 13.19%다.
국내 월 배당 ETF 중 자산 규모(5476억원)가 가장 큰 ETF인 ‘KBSTAR 22-11 회사채(AA-이상) ETF’는 이달 주당 90원을, 국내에서 가장 많은 분배금을 지급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 ETF의 경우 지난 3월 초 주당 95원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두 상품의 상장 이후 수익률은 ‘KBSTAR 22-11 회사채(AA-이상) ETF’(지난해 11월 22일 상장)가 3.52%,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 ETF’(지난 3월 14일 상장)가 4.51%다.
리츠 투자도 현금 흐름을 만들어낸다. 리츠란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 관련 자본과 지분에 투자하는 부동산투자회사를 말한다. 시장에 상장된 리츠 주식을 사면 해당 리츠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에서 나오는 임대료 수익을 연 2~3회에 걸쳐 정기적으로 분배받는 구조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 악화와 강원도-레고랜드 발(發) 채권시장 경색으로 리츠 주가는 지난 10월 연초 대비 최대 40%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후 주가가 소폭 회복하긴 했지만, 현재까지 리츠 주는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이 리츠 투자의 저가 매수 기회라고 본다. 국내 주요 리츠는 대부분이 서울 지역의 오피스 자산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데, 서울 오피스 공급이 줄어들면서 임대료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으로 늘어난 이자 비용을 임대료 인상분이 상쇄하면서,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서울 오피스의 공실률은 2.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실질 임대료 인상률은 9.4%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물가상승률은 2023년 임대료 수익에 반영된다”면서 “또 최근 고금리로 자본 조달을 한 리츠의 경우 이후 리파이낸싱(재대출) 과정에서 금리가 하락하면 금융비용 부담이 완화해 배당수익률이 추가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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