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이스라엘 시위에 ‘붉은 드레스’가 왜 나와?
이스라엘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사법개편안을 둘러싸고 연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TV 드라마 한 편이 뒤늦게 조명을 받고 있다. ‘The Handmaid’s Tale(시녀 이야기)’은 1985년 캐나다 작가 마거릿 앳우드의 원작소설로 2016년 부르스 밀러가 만든 미국 드라마다.
‘시녀 이야기’는 특히 여성을 억압하는 군사독재정권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이야기다. 이야기의 배경은 세계전쟁이 일어나고 강력한 군사정권이 들어선 ‘길리어드’. 오랜 전쟁으로 환경오염과 저출산, 고령화 이슈가 계속되며 남성들은 힘의 우위를 이용해 이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길리어드 정권은 극단적인 기독교의 교리를 바탕으로 모든 여성들의 권리를 빼앗고 미혼모나 동거녀, 혹은 도망자 중 임신 가능한 젊은 여성들을 부유층과 권력자들의 아이를 생산하는 시녀’로 만들었다.
시녀는 항상 붉은 드레스를 입고 하얀 모자를 써 얼굴을 가렸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부유층의 가정에 들어가 오로지 임신과 출산을 위해 생겨난 직급일 뿐이었다.
지난해 출범한 네타냐후 총리의 이스라엘 우파 연정은 법원의 기능을 축소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해 왔다. 야당과 법조계, 시민단체 등은 이를 ‘사법 쿠데타’로 규정하고 반대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반정부와 시위와 총파업이 이어지자 사법 개편안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던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해임 결정을 철회하고 사법 개편안 연기를 선언하며 한발 물러설 뜻을 보이기도 했지만 시위를 진정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주도의 연정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극우적인 정부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정에는 네타냐후의 리쿠드당과 3개 극우정당을 포함해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 보수 유대 정치연합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정은 연정 합의서에서 국제법적으로 불법인 유대인 정착촌의 확대와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차별 허용 등을 밝히는 등 극우정책 의제를 적극 채택하고 있다.
거리로 나온 붉은 드레스를 입는 시녀들의 시위는 네타야후 총리 연정이 추진하는 사법 개편안이 사법체계의 무력화를 가져오고 결국 이스라엘은 길리어드가 지배하던 전체주의 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이 담겨 있다. 권위주의적 정부와 원리주의에 치우친 종교적 억압으로 결국 여성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도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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