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자 수 감소세인데… 3월 청년층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증가 [한강로 경제브리핑]

이강진 2023. 4.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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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청년 취업자 수가 감소세인 것과 비교하면 ‘질 나쁜’ 일자리만 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부는 청년 취업자 수 감소의 원인을 인구 구조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해왔는데, 일각에선 청년층이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임시·일용직으로 몰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특히 지난해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비기축통화 10개국 평균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추정돼 재정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평가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모습. 연합뉴스
◆3월 청년층 임시근로자 전년 대비 1만3000명 증가…청년층 일용근로자도 1만명↑

16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층 임시근로자는 106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3000명 늘었다.

임시근로자는 고용 계약 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이거나 고용 계약 없이 단기적으로 고용된 취업자를 가리킨다. 3월 전체 임시근로자는 458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5000명 감소했다. 임시근로자가 유독 청년층에만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 계약 기간이 1개월 미만인 청년층 일용근로자도 13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명 늘었다. 청년 일용근로자 증가분은 전체 증가분(1만1000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청년층 상용근로자는 249만4000명으로 4만5000명이나 줄었다. 상용근로자 수가 전 연령대에서 49만7000명이 늘어난 것과는 상반된다.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용직 청년 취업자는 줄고, 종사상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만 늘어난 셈이다.

고용원이 없는 청년 자영업자(13만4000명)와 고용원이 있는 청년 자영업자(4만3000명)는 각각 4만2000명, 1만2000명 감소했다. 무급 가족 종사자는 2만9000명으로 1만2000명 줄었다.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를 산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에서 크게 늘었다. 아르바이트 성격의 청년 취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숙박·음식점업 청년 취업자 가운데 임시직은 36만5000명, 일용직은 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만7000명, 1만5000명 늘었다.

숙박·음식점업에선 상용직 청년 취업자(16만4000명)도 3만명 늘었다. 상용직 청년 취업자 감소는 제조업(-4만명)과 도소매업(-3만8000명)에서 두드러졌다.

고용원이 없는 청년 자영업자는 음식 배달 등이 포함되는 운수·창고업(-1만5000명)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운수·창고업에 종사하는 고용원 없는 청년 자영업자는 지난해 3월 2만7000명에서 지난달 1만2000명으로 반토막 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음식 배달 등의 주문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 수가 늘고 있지만, 전체 청년 취업자는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전체 청년층 취업자는 39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8만9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취업자는 지난해 11월(-5000명)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내리막을 걸었다. 청년층 고용률도 46.2%로 0.1%포인트 하락해 인구 감소보다 취업자 감소가 컸다.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전체 취업자가 46만9000명 늘어 10개월 만에 증가 폭이 확대된 것과 대조된다. 정부는 청년층 취업자 감소는 인구 감소(-18만1000명)와 기저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관계 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TF)’을 중심으로 고용 동향을 지속 관리하고, 일자리 미스매치 완화 노력 등을 통해 민간 중심의 고용 창출 지원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AFP연합뉴스
◆IMF, 韓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 비율 54.3%로 추산…0.2%p 상향 조정

정부 당국에 따르면 IMF는 최근 공개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서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 비율(D2)을 54.3%로 추산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재정점검보고서에서 제시한 54.1%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된 수치다.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D2)은 국가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의 채무를 더한 광의의 정부 채무로, 국제사회에서 정부 간 비교를 할 때 통용된다.

IMF는 한국의 미래 국가채무 비율까지 상향 조정했다. 올해 연말 기준 국가채무 비율은 55.3%로 지난해 10월 전망치(54.4%)보다 0.9%포인트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 55.9%(0.7%포인트 상향), 2025년 56.6%(0.5%포인트 상향), 2026년 57.2%(0.3%포인트 상향)로 모두 기존보다 전망치를 올렸다. 

지난해 한국의 국가채무 비율은 최초로 비기축통화국 평균을 넘어서며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하는 전 세계 35개국 중 한국을 제외한 비기축통화 10개국의 지난해 연말 기준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평균은 52.0%로, 한국(54.3%)보다 낮다.

비기축통화국은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35개국 중 기축통화(미국 달러, 유럽연합 유로, 일본 엔 등)를 사용하지 않는 한국과 체코, 덴마크, 이스라엘, 뉴질랜드 등 총 11개국을 의미한다.

비기축통화국의 국가채무 비율이 낮아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정 건전화에 나선 결과다. 이들의 국가채무 비율 평균은 2021년 55.6%에서 2022년 52.0%로 3.6%포인트 낮아진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51.3%에서 54.3%로 3%포인트 높아졌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열린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추경호 “유류세 운영 방안, 이번주 중 결정”

정부가 이번 주 중 유류세 조정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서 물가 상승 때 공사 자재 계약 금액을 쉽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계약제도도 개편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동행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유류세 운영 방안을 당과 긴밀히 협의 중이며, 이번 주 중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국제 유가가 높을 때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한시적으로 탄력세율을 적용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했는데, 4월 말까지 적용하기로 해 (다음 달 이후 운영 방향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재정 상황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플러스(+)에서 감산을 결정해 국제 유가 불확실성이 커졌기에 그에 따른 민생 부담도 다시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다.

현재 정부는 휘발유 25%·경유 37%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 중인데, 인하 폭을 이보다 축소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지해 나가는 방향이 유력하다. 구체적으로는 휘발유·경유 인하 폭을 25%로 맞추거나 휘발유·경유 인하 폭을 15∼20%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추 부총리는 이어 “민간 부담을 줄여주고 경쟁력을 뒷받침할 방안을 기재부가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이달 중 경제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에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한 국가계약제도 선진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물가 상승 시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건축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을 때 해당 자재 계약 금액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요건은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특정 자재의 계약 금액이 공사비의 1%를 초과하면 계약 금액을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0.5% 초과로 바꿀 계획이다.

한편 추 부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을 만나 다음달 한·일 재무장관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일 재무장관 회담은 한국 기재부 장관과 일본 재무상 등 재무 당국 수장이 참석해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채널로, 7년여 동안 열리지 않았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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