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서단 비단섬은 지금…“갈대 운반 화물선 중단”
[앵커]
북·중 접경 압록강 하구에는 북한 최대 갈대 생산지인 비단섬이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2018년 한반도 서쪽 끝에 있는 이 섬을 찾아 화학섬유 원료 기지로 육성하라고 독려했는데요.
그런데 최근 갈대를 운반하던 화물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갈대를 태워버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단둥에서 오세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철책이 이중으로 드리워진 황금평, 북한과 중국의 국경을 가르는 곳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비단섬이 나타납니다.
썰물로 퇴적층이 드러난 압록강 지류 너머로 무성한 갈대밭이 나타납니다.
한반도 서쪽 끝에 있는 북한 최대 인공섬입니다.
제 뒤로 보이는 비단섬은 압록강 하구에 위치한 북한 내 최대 갈대 생산지입니다.
북한은 이곳으로부터 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신의주까지 압록강을 따라 배로 갈대를 운송하고 있습니다.
예인선 한 척이 무동력 화물선 2척을 끄는 방식으로 비단섬 갈대를 신의주로 운송했습니다.
신의주의 화학 섬유공장에선 이 갈대를 원료로 종이와 섬유를 생산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갈대 운반선이 중국 단둥 랑터우 부두에서 침몰했습니다.
[단둥 주민 : "바로 여기서 실었어요, 이쪽에서 돌아서 갔지. 저 철 구조물 보이잖아. 그 위에서 선적했어요."]
침몰 사고 이후 갈대를 싣고 가는 북한 화물선은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단섬에선 갈대를 무더기로 태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갈대 수송이 어려워지면서 보관상의 문제로 갈대를 집단 소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단둥 주민 : "며칠 전에 (갈대를) 모두 불을 질러 태웠어요. 그들도 필요 없으니 온통 갈대밭인데, 태운 재가 중국 쪽으로 날아왔어요."]
비단섬 갈대 운반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북한 신의주의 종이와 섬유 생산에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둥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촬영:전영걸/영상편집:이웅/그래픽:김지훈/자료조사:이지은
오세균 기자 (sk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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