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만 나오는데 10분당 1000만원씩 팔려’ 네이버커머스 무인쇼핑
무인쇼핑은 10분당 평균 1000만원, 최고매출은 10분당 8000만원
지난해 기준 네이버 쇼핑라이브 누적 거래액 1조1000억 돌파
5월 중순 가상 인간이 진행하는 이색 방송도 예정
무인(無人)쇼핑의 흐름은 편의점과 마트를 넘어 쇼핑라이브에서도 이어졌다. 쇼호스트도 없고, 사람의 얼굴도 나오지 않는 ‘무인쇼핑’ 라이브가 네이버쇼핑의 효자 코너로 자리 잡았다.
이 쇼핑라이브에서 소비자가 볼 수 있는 것은 상품과 초록색 크로마키 의상을 입고 투명 인간이 돼 손과 목소리로만 상품을 표현하는 ‘초록맨’이 있을 뿐이다.
그가 CJ제일제당의 스팸을 보여줄 때는 구운 스팸을 젓가락으로 짚는 손과 입술만 나오고, 스피커를 소개할 때는 마이크를 쥔 양손이 제품 근처에서 움직인다. 이달 말 예정된 무인쇼핑 샴푸 편에서는 미용실 콘셉트로 다른 직원을 미용실 의자에 앉혀 머리를 감겨주는 초록맨의 손만 나올 예정이다.
네이버쇼핑이 지난해 7월부터 새롭게 선보인 쇼핑라이브 ‘무인쇼핑’은 50회 넘게 방송되며 라이브 방송 10분당 평균 거래액 10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조선비즈는 지난 5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초록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무인쇼핑 진행자 강정훈(37) PD와 네이버 쇼핑라이브 관리 및 제휴사업 담당인 강물결(34) 라이브커머스 기획운영자를 만났다.
◇사람 손만 나오는 라이브방송, B급 감성이 통했다
“처음에는 왜 쇼핑라이브에 꼭 사람이 출연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들어 시작해본 건데 손 위주로 나오니까 오히려 시청자들이 제품에 집중하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이 방송을 진행하는 이는 다름 아닌 이 프로그램의 제작자이기도 한 강정훈 PD다. 처음에는 친구나 지인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철저히 정체를 숨겼지만, 이제는 ‘초록맨’이라는 애칭으로 수천, 수만명의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해외직구로 초록색 쫄쫄이 의상을 겨우 구했다는 그는 처음에는 이렇게 장기 코너로 진행될 줄 모르고 8회 분량의 테스트 방송만 준비했다고 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재밌다, 신선하다’는 반응이 매출과 연결되면서 50회 넘는 라이브방송을 지속하고 있다.
홈쇼핑 채널 PD로 근무하다가 2년째 네이버쇼핑 PD로 근무하고 있는 그는, ‘B급 감성이 먹힌다’는 것을 무인쇼핑 출연 및 운영을 통해 절실히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투명인간이 돼 손으로만 제품을 설명한 삼성전자 갤럭시 제품 라이브 방송 때는 10분 만에 매출 8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고, 앵콜방송까지 포함하면 총 1억원 이상의 거래액이 나오기도 했다.
무인쇼핑과 같은 라이브방송을 1분짜리 영상으로 재편집한 ‘숏클립’을 통한 매출도 이어진다. 지난 3월 기준 숏클립의 순결제액은 지난해 10월 대비 329% 신장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입점 비중 55% 이상, 시골마을 할머니들도 라이브방송 OK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는 무인쇼핑뿐 아니라 하루에 많게는 1000개가량의 라이브방송이 진행된다. 강정훈 PD와 같이 네이버 소속 PD가 진행 및 전담하는 라이브방송은 많아야 월 50~60개 정도다. 나머지는 판매자가 직접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판매자들의 라이브방송을 돕고, 판매할만한 제휴사업자를 찾는 일은 강물결 라이브커머스 기획운영자가 한다.그는 쇼핑라이브 출범 초기부터 근무해왔다.
라이브커머스가 활발하지 않던 2020년부터 판매자들을 설득하고, 라이브 현장에 직접 가서 그야말로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지켜봤다.
강 운영자에 따르면 일주일에 약 6000개 이상의 쇼핑라이브 방송이 편성되는 이중 판매자의 55%가 중소상공인이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1인 사업자도 판매 및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무인쇼핑 채널 등을 보유한 네이버쇼핑라이브는 2020년 7월 출시돼 이달 초 기준 누적 거래액 1조1000억원을 돌파했고, 누적 시청뷰 수는 19억뷰를 기록 중이다.
◇”가상 인간이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도 기대하세요”
무인쇼핑뿐만 아니라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다양한 도전을 계속해서 시도한다. 5월 중순에는 가상(버추얼) 인간 ‘솔이’가 진행하는 숏클립 라이브방송 테스트도 예정돼 있다.
기존 얼굴은 가상, 몸은 실제 인간이 담당했던 불완전한 가상 인간과 달리 완전한 가상인간이 처음부터 끝까지 쇼핑방송을 이끄는 것이다.
강정훈 PD는 “네이버에는 가상 스튜디오가 있는데 캐릭터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좀비 등이 출몰하는 배경 등 모든 공간이 다 가상현실로 변신한다”며 “색다른 시도를 원하는 사업자들이 가상현실을 접목한 방송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물결 기획운영자는 “라이브방송을 네이버쇼핑 페이지뿐만 아니라 자사몰을 가지고 있는 모든 사업자가 자사몰에서 동시 송출할 수 있는 ‘쇼핑라이브 솔루션’을 3월 중순 출범했다”며 “대형 유통 플랫폼들과의 연동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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