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지로' 오기 전 알아둬야 할 과장님 맛집 4

이성균 기자 2023. 4. 1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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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는 복합적인 요소들이 뒤섞여 오묘한 매력이 있다. 오래전부터 을지로 골목을 지키고 있는 인쇄소와 철물점, 힙지로라고 불리기 시작하면서 생긴 여러 식당과 카페, 이 공간을 채우는 여러 세대 등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골목을 비추는 인쇄소의 불빛

여전히 힙지로가 인상적인 이유다. 다음은 고민할 차례. 수많은 곳 중 어디를 갈 것인지 말이다. 답은 의외로 가까이 있었다. 을지로의 공기를 마시며 출퇴근하는 과장님이 고심 끝에 추린 4곳의 맛집 겸 술집이다.


●'손수제비'가 포인트
본가닭한마리


점심과 저녁 가릴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닭한마리&닭볶음탕 전문점 '본가닭한마리'. 두 음식 모두 한 번씩은 경험해야 하니 두 번 방문은 기본인 식당이다. 이번에는 양념의 진한 맛이 필요해 닭볶음탕을 맛봤다.

 닭볶음탕인데 만두사리도 들어가는 게 특징

부드럽고 잡내 없이 잘 삶은 닭고기와 만두, 떡, 감자 등의 재료를 더한다. 여기에 입맛 돋우는 양념장이 포인트다. 보글보글 끓여 양념이 적당하게 졸아들면 먹어야 할 타이밍이다. 마무리는 선택지가 3~4개다. 볶음밥, 칼국수, 라면이다. 그렇지만 가장 추천하는 건 부드러운 질감의 손수제비. 양념과 잘 어울리는 데다가 씹는 맛도 있다.

부드러운 닭을 맛보고 마지막으로는 손수제비를 추가하자
퇴근 시간에는 대기를 피할 수 없다

투박한 기성품과는 비교가 안 된다. 마무리는 꼭 손수제비임을 기억해 두자. 닭한마리는 개운한 국물이 당길 때 추천한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쌀쌀할 때 특히 좋다. 재료는 닭볶음탕과 비슷한데, 사리는 떡과 칼국수가 잘 어울린다.


●3가의 낭만
을지오뎅


을지로에서 근무하는 사람도 쉽게 갈 수 없는 곳이 을지오뎅이다. 일단 영업을 시작하면 대기줄이 형성된다. 을지로3가에서 가장 술맛 나는 도룩묵&오뎅 전문점으로, 분위기부터 훌륭하다.

술맛 나는 을지오뎅

20명 남짓 들어갈 수 있는 공간 한가운데 오뎅바가 있다. 바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따뜻한 오뎅(긴 오뎅, 꼬불 오뎅, 곤약 등)과 도루묵구이 또는 조림, 탱글탱글한 삶은 오징어, 황태양념구이, 시사모구이 등 술과 함께할 든든한 메뉴들이 포진해 있다.

오뎅바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을지로의 저녁을 즐긴다
오뎅, 도루묵만큼 안주로 좋은 삶은 오징어

고층 빌딩으로 가득한 을지로에 낭만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술잔을 채울 때마다 즐거움은 더해가고, 새로운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늦은 시간까지도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을지오뎅의 단점은 하나뿐이다. 좌석이 한정적이라 대기는 거의 피할 수 없다는 점. 게다가 술집이라 한 번 엉덩이를 앉히면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요즘 매운맛
화육계


매콤한 닭발과 소맥 한 잔 즐기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곳이 화육계다. 직접 개발한 소스로 버무린 닭발, 족발을 숯불 화로에 구워 매운맛뿐 아니라 불향도 즐길 수 있다. 메인 메뉴는 닭발(무뼈·통뼈), 닭다리살, 미니족발, 순살족발이 있고, 곁들이는 음식으로 불보쌈, 훈제 보쌈, 몬스터 계란말이, 수란탕, 날치알 주먹밥, 치즈퐁듀소스가 있다.

닭발과 미니족발, 몬스터 계란말이, 주먹밥을 즐길 수 있는 세트 메뉴

단품으로 주문하는 것보다 세트 메뉴가 가성비가 좋으나 취향에 따라 즐기는 게 낫다. 맵기 선택은 1~3단계로 구분되는데 맵찔이들에게는 1단계도 꽤 매콤하게 다가온다. 매운맛에 자신 있다면 2~3단계를 권한다. 또 주먹밥과 치즈퐁듀소스로 매운맛을 중화할 수 있고, 주류 중 눈에 띄는 깻잎 모히토와 산토리 하이볼로 마무리를 하는 것도 괜찮겠다.

힙지로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요즘 매운 닭발이 궁금하면 화육계도 괜찮은 선택지다

참, 내부도 일반 닭발 가게와는 달리 힙지로에 어울리게 잘 꾸며져 있다. 붉은 벽돌과 그림 장식이 조화를 이뤄 제법 느낌 있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에이스포클럽


힙지로 카페나 바, 술집은 눈에 안 띄는 곳에 둥지를 튼 곳이 더러 있다. 게다가 간판도 조그맣다. 그런데 일단 찾아가면 근사한 공간과 마주하고, 만족감이 꽤 크게 다가온다.

을지로 감성이 그대로 담긴 에이스포클럽. 이화다방을 개조했다고 한다

에이스포클럽(Ace Four Club)도 마찬가지. 특히 눈길을 끄는 건 한국적인 색채가 짙다는 점이다. 실제로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을지로 '이화다방'을 개조했다고 한다. 하이볼, 진토닉, 와인, 위스키, 칵테일 등 다양한 주류가 준비돼 있고, 안주는 나초 마운틴, 올리브 플레이트, 육포, 브루스케타 보드, 모둠 플레이트가 있다. 배를 채우는 음식보다는 심심한 입을 달래는 용도기 때문에 1차보다는 2차가 적당하다.

에디터 픽은 몽키47을 활용한 진토닉

이러한 이유로 저녁 8시 이후로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대기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유쾌한 분위기와 맛있는 술로 하루를 마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여행 +
만화 덕후라면 필수!
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를 좋아한다면 을지로 방문 전 이곳도 놓치지 말자. 만화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는 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다. 평일에도 자리 경쟁이 치열할 만큼 이미 아는 사람이 많다. 센터는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만화의 집'과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애니소풍(유료)' 두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미 아는 사람은 아는 아지트 '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만화의 집에서는 다양한 만화책을 만날 수 있는데, 연대별, 주제별로 정리돼 있다. 요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슬램덩크를 비롯해 원피스, 나루토, 드래곤볼 등 수많은 만화를 만날 수 있다. 또 DVD로 애니메이션을 즐길 수도 있다. 참, 우리금융디지털타워 1층으로 들어가면 바로 만화의 집이 나온다.

만화책이 시대별로 잘 정리돼 있는 만화의 집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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