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 또 사망…"정부 대책 소용 없어"
[앵커]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전세사기의 피해자가 또다시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정부가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약속한 지 한달여 만에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온 건데요.
피해자들은 정부 대책이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합니다.
한웅희 기자입니다.
[기자]
문 앞에 쌓인 생수와 택배.
우편함에는 물이 끊긴다는 예고장이 꽂혀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였던 27살 청년 A씨는 지난 14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족에 따르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A씨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습니다.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뒀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A씨가 전세로 얻은 집은 주택 2천700여채를 소유하고 조직적 전세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건축왕의 집이었습니다.
9천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은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허공으로 사라졌습니다.
함께 대책위 활동을 했던 피해자들은 낙찰자가 나오더라도 절반 이상의 보증금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은선 / A씨 이웃> "유가족 말은 이 집으로 이사해서 2년 동안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보냈대요. 그런데 그 행복했던 시간이 지옥이 된 거예요."
건축왕 전세사기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지난 2월 28일 미추홀구의 다른 빌라에선 보증금 7천만원을 떼인 30대 피해자가 '정부 대책이 실망스럽고 더 버티기 힘들다'는 유서를 남긴 채 숨졌습니다.
한 달여 만에 또 사망자가 나오면서, 정부 대책이 피해자의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은선 / A씨 이웃> "저희는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라에서는 전부 말도 안 되는 정책을 얘기하고 도움되는 정책은 없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건 경매 중지예요. 대책은 안 나오고 경매는 계속 진행되고. 경매가 중지돼야 저희가 살아요."
A씨가 살던 오피스텔만 해도 현재 80여 세대에 대한 경매가 진행 중입니다.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피해자 가구 2700여 세대 중 65%가 경매 대기 중이거나 이미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한웅희입니다. (hlight@yna.co.kr)
#전세사기 #건축왕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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