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외면한 청년펀드, 이유는?

김지영 2023. 4.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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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만 19세~34세 이하 국내 거주자의 자산 형성을 위해 새 금융상품을 내놓자 다수의 증권사에서 관련 상품을 쏟아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교보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신한자산운용 등이 청년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청년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업계에선 연봉이 높지 않은 청년들이 만기까지 펀드를 유지하기 어려워 쉽게 상품 가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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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간 출시된 상품 26개…전체 설정액 6억원대, 절반이 KB
"장기간 납입 부담·원금 손실·낮은 수익률"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정부가 만 19세~34세 이하 국내 거주자의 자산 형성을 위해 새 금융상품을 내놓자 다수의 증권사에서 관련 상품을 쏟아냈다. 하지만 상품이 출시된 지 한 달이 돼가지만 성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을 시작으로 교보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신한자산운용 등이 청년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청년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한 달간 출시된 상품만 26개다.

증권가에서 청년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청년펀드를 출시하고 있지만, 젊은 층의 관심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정소희 기자]

청년펀드는 정부가 청년의 목돈 마련을 돕겠다며 작년부터 추진해온 정책금융 상품이다. 고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선호도가 높은 청년 세대의 투자 손실을 막고 장기투자를 유도하겠다는 취지에서 출시됐다.

청년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연간 최대 납부 금액인 600만원의 40%를 근로소득에서 공제해준다는 것이다. 만기 5년(의무 보유 3년)까지 매년 600만원을 납부하면 총액의 40%인 1천200만원에 대해 16.5% 세율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 19세~34세 청년을 대상으로 하며 연간 총 급여 5천만원 이하 또는 종합소득금액 3천800만원 이하면 가입 가능하다.

청년을 대상으로 해 증권사에서도 관심이 높다. 그동안 청년들은 개인형퇴직연금과 연금저축 외에는 연말정산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었기에 청년 고객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또한 신규 고객 유치 방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청년 투자자의 관심은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청년펀드 상품 26개의 설정액은 6억7천700만원에 그쳤다. KB자산운용에서 내놓은 'KB지속가능배당50'이 3억600만원으로, 전체 설정액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출시된 지 한 달이 넘었음에도 D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웰컴자산운용, 우리은행에서 내놓은 네 개의 상품들은 설정액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다.

사실 청년들의 청년펀드 외면은 예견된 결과다. 업계에선 연봉이 높지 않은 청년들이 만기까지 펀드를 유지하기 어려워 쉽게 상품 가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년펀드는 해지 시 받은 혜택의 일부를 돌려줘야 하고 최소 납입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환매하면 그동안 감면받은 세액 한도에서 저축 납입액 6.6%를 징세한다.

또한 펀드의 특성상 수익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지원금 이상의 손실 가능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코인, 해외주식 등의 단기간에 고수익을 경험한 젊은 투자자들이 청년펀드에 관심을 가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선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월 돈을 납입해야 하고 연말까지 유지를 해야 소득공제 혜택을 볼 수 있다. 꾸준히 납입하는 게 젊은 층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유가 있으면 연말에 소득공제를 받으려 하겠지만, 여유가 없다면 큰 관심을 모으기 어려울 것"이라 봤다.

다른 관계자 역시 "투자에 관심 있는 젊은 세대들은 코인이나 해외주식 등으로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경험했다. 그런 젊은 투자자들이 펀드에 관심을 가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재산 형성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제도라 자본시장에는 필요하지만, 많은 관심을 얻기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이 늘어나고 데이터로 입증이 돼야 보다 많은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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