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같이 간다"… 동행 택한 보험사 ESG
[편집자주]기업활동의 비재무적 지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2023년 금융권의 경영 키워드로 떠올랐다. ESG는 2004년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정상급 경제 최고경영자(CEO) 50여명에게 보낸 투자 지침서의 키워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금융 트렌드에 국내 금융지주와 은행, 금융투자회사, 보험, 카드, 핀테크 업체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ESG 경영활동을 펼친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 주요 기관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주요 투자 골자로 천명했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시행될 상장기업 ESG 의무 공시제도의 대상과 공시내용도 구체화할 방침이다. ESG·녹색금융 분야 기업에 대한 올해 정책자금 공금 목표는 5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고금리 시대에 '공공재' 역할을 주문받은 ESG 경영을 외치며 상생금융 확대에 나섰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탄소배출을 절감하는 기업에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ESG 선도 금융기관으로 우뚝 선 금융회사의 경영 현주소를 살펴봤다.
◆기사 게재 순서
①'탈석탄·제로카본' 금융권, 상생금융 꽃 피운다
②100년 농협 다진다… ESG에 진심인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
③"사회와 같이 간다"… 동행 택한 보험사 ESG
④'위기 속 기회' 찾는다… 카드·저축은행 '지속가능경영' 앞장
⑤탄소배출권에 진심인 하나·KB증권…ESG 펀드 내세운 미래·한투운용
⑥핀테크, 디지털 금융으로 더 나은 세상 꿈꾼다
국내 보험사들이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위기 속에서도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국내 보험시장 포화상태로 경영환경이 악화된 만큼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 비재무적 요소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중요성이 커지며 보험업계에도 ESG 경영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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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중에선 신한라이프와 교보생명은 친환경을, NH농협생명은 사회공헌을 각각 키워드로 내걸고 ESG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친환경 부문에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탄소중립 실행력 강화 ▲ESG 가치 사회적 확산 추진 ▲ESG 거버넌스 체계 강화 등을 ESG경영 키워드로 내걸었다. 현재 신한라이프는 친환경부문을 태양광에너지, 풍력에너지, 기타에너지 등 3개 분야로 나눠 집중 투자하고 있다.
실제 신한라이프의 친환경금융에 대한 투자금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2752억원이었던 친환경금융에 대한 투자금액은 연평균 22% 증가해 2022년 10월 기준 7926억원으로 커졌다.
신한라이프는 사내에서도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할 방침이다. 내부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주요 탄소배출원인 건물 냉·난방 및 전력 사용량 등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비전략을 차단하기 위해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정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ESG경영 키워드로 사회공헌을 내세웠다. 교보생명은 2023년을 'ESG경영 강화의 원년'으로 삼고 오는 6월 환경의 날과 환경교육주간을 시작으로 대국민 4대 환경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우선 환경부와 함께 청소년, 일반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미션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다.
초·중·고생들은 앱 기반의 참여형 프로그램을 통해 개인과 학교 단위로 환경보호 미션을 실천할 수 있다. 교보생명은 우수학교를 선정해 시상하고 우수학교 명의의 나무 기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청소년, 대학생, 일반시민 등을 대상으로 '지구시민 환경교육 단편영화 공모전'을 열어 환경문제 인식을 개선하고 환경보호 실천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전 국민 기부·재활용 프로그램 운영, 국내외 유명 환경작가 초청 환경북콘서트 등 대국민 참여 페스티벌도 진행할 방침이다.
NH농협생명은 나눔·기부 활동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1월 NH농협생명 지휘봉을 잡은 윤해진 대표는 지난 3월24일 경기 여주시 화훼 농가를 찾아 잡초를 제거하는 등 환경을 정리하는 등 사회공헌에 직접 나서고 있다. NH농협생명은 윤 대표의 적극적인 주도 하에 일손 돕기, 농산물 구매 및 나눔 행사, 농촌 순회 진료 등 농업인과 지역 사회를 위한 사회 공헌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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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사 중 현대해상은 사회공헌을,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친환경을 각각 ESG경영 키워드로 내세웠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12월 조용일 대표 직속으로 신성장파트를 신설해 ESG경영 전략 수립하고 관리, 감독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ESG경영은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하는 중이다. 가상 놀이 공간 '힐링정글', 체험형 교육을 진행하는 '하이에코스쿨' 등을 통해 미래 사회를 책임질 아동·청소년의 바른 성장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다. 어린이보험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1위인 현대해상은 차후 아동·청소년을 지원할 수 있는 활동들을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삼성화재 ESG 경영의 핵심은 친환경이다. 삼성화재는 오는 2025년까지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연간 3000억원을 투자하고 우량기업 ESG 채권을 중심으로 연 2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총 50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실행할 방침이다.
삼성화재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금융 실천을 약속하는 기후금융지지 선언에 동참했으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종이 없는 업무 체계를 마련해 사내 용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실행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친환경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 보장 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관련 상품과 컨설팅 서비스의 연계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기후변화 위험에 따른 손실을 보장하는 보험 개발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DB손해보험은 친환경을 중심으로 ESG 경영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7월 DB손해보험은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2030 환경경영 추진방안을 설정한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활동과 제3자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자산운용 시 ESG 투자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신재생, 친환경에너지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ESG 투자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 관련 규제에 대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위험관리를 고도화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준 기자 minjun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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