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250만원·LA 200만원…하늘길 열려도 꿈쩍않는 항공권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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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길에 오른 직장인 정모씨도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왕복 항공권에 2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냈다.
여름 성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1일 대한항공의 로스앤젤레스 편도 항공권은 175만원이다.
예약플랫폼인 네이버항공권에서 로스앤젤레스 최저 항공권의 값은 100만원 수준이지만, 경유로 비행시간이 길게는 30~40시간에 달한다.
스페인 항공권값도 70만원대로 떨어지지만, 사정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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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운항편 늘린다지만…"인력 부족, 항공권 값 변수"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 직장인 A씨는 최근 카타르항공을 이용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출장을 다녀오며 경유 항공권값(이코노미석)으로 왕복 250만원을 지불했다. 출장 길에 오른 직장인 정모씨도 아시아나항공을 타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왕복 항공권에 2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냈다. 이들은 "자비로 냈으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름철 성수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소비자의 항공권 비용 부담은 여전하다. 복합적인 요인이 공급을 억누르며 수요에 비해 더디게 회복되자 항공권 가격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특히 부족한 공항 인력이 항공권 값의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하계 스케줄에 맞춰 코로나에 멈춘 노선을 재개하고 있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미주와 유럽 노선을 내달까지 차례로 되살린다. 에어프레미아도 로스앤젤레스·뉴욕·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하며 양강 체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근거리는 물론 중·장거리 노선까지 활짝 열렸지만, 항공권 가격은 여전히 비싸다.
여름 성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1일 대한항공의 로스앤젤레스 편도 항공권은 175만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편도가 180만원까지 치솟는다. 같은날 대한항공의 마드리드, 아시아나항공의 바르셀로나 노선은 14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예약플랫폼인 네이버항공권에서 로스앤젤레스 최저 항공권의 값은 100만원 수준이지만, 경유로 비행시간이 길게는 30~40시간에 달한다. 스페인 항공권값도 70만원대로 떨어지지만, 사정은 비슷하다. 직항 기준 로스앤젤레스는 최소 11시간, 바르셀로나·마드리드는 13시간이 걸린다.
항공업계는 공항 인력 부족이 항공권의 비싼 가격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항공협회는 지난달 '글로벌 항공산업동향' 보고서에서 올해 아시아 국가에서 유럽·북미를 오가는 일반석 항공권 평균 가격이 지난해보다 각각 14.5%, 10.3%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항공협회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가격 상승 변수의 하나로 노동력 부족을 꼽았다. 협회는 "아시아 국가의 방역 조치 완화 시점이 늦어진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고유가, 고환율, 노동력 부족, 러시아 영공 폐쇄 등 대외적인 이슈가 종합적으로 항공권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 등 일부 지역은 인력 부족으로 항공편을 줄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3대 항공사인 델타항공, 아메리칸 항공, 유나이티드항공은 항공 교통 관제사 부족으로 여름 뉴욕 지역의 항공편을 일부 줄인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슬롯을 반납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으로 항공사들의 최소 비행요건을 완화했다. 이에 항공사들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자발적으로 운항횟수를 감축한 것이다.
세계적인 항공 정상화 흐름에 항공사들이 앞다퉈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지상 조업직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상 조업직은 주로 항공사의 자회사나 협력사에 속해 기내 청소, 수하물 운반 등 비행기 이착륙에 앞선 업무를 담당한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열악한 처우로 많은 인력이 그만뒀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등과 간담회를 열고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관계기관과 600명의 지상조업 인력을 채용하는 '상주기업 채용의 날'을 진행할 계획이다.
공항의 인력 부족 문제는 자국 내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쪽의 인력이 부족하면 해당 국가에 취항한 다른 항공사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심하면 미국처럼 항공편 공급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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