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청소년, 근황 주면 장학금" 남북하나재단의 정보 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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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업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이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의 근황 등 개인정보를 받는 조건으로 매달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이 갑자기 두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소통을 한다는 취지에서는 이해가 간다"며 "하지만 청소년들의 정보를 받고 장학금을 준다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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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이름·연락처·근황 등 정보 제공하는 조건
이후 이메일 등으로 '특이사항' 공유
보호기관 "돈 주고 정보 관리하나"
재단 "지원 목적…당황스러워"
탈북민 업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이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의 근황 등 개인정보를 받는 조건으로 매달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다. 일선 현장에선 정부가 돈을 주고 청소년들의 정보를 관리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침해 소지가 있다고 진단한다.
탈북청소년, 근황 제공하면 '매달 10만원'
1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부 산하 기관인 남북하나재단(재단)은 이달부터 무연고 탈북청소년을 대상으로 '생활장학금'을 지급한다. 올해 처음 실시하는 사업으로, 부모 없이 보호기관에서 지내는 무연고 청소년 중 희망자에게 매달 10만원을 제공한다.
지급 조건은 탈북청소년들의 '정보'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남북하나재단의 공문을 보면, 재단은 이름과 생년월일, 주소, 연락처, 직업·재학상황, 비상연락망 등을 제공하는 탈북청소년들에게는 매달 장학금을 제공한다. 특히 변동성이 큰 '탈북청소년의 근황'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후에도 이메일 등으로 재단 관계자에게 매달 특이사항을 알려주면 장학금은 계속 지급된다. 하지만 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청소년들에게는 장학금이 제공되지 않는다.
보호기관 "정부가 돈 주고 정보 관리하는 것"
그러자 일선 현장인 탈북청소년 보호기관에선 정부가 돈을 주고 탈북청소년의 개인정보를 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체 청소년이 아닌 정보를 제공하는 청소년에게만 차등적으로 장학금을 준다는 것이다.
탈북청소년 보호기관 관계자 A씨는 "남북하나재단은 법률에 따라 무연고 탈북청소년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그렇다면 전체 청소년에게 혜택을 줘야 하는데, 정보를 제공하는 청소년에게만 돈을 주기 때문에 정보를 돈으로 산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매달 근황을 알려달라는 건 탈북청소년을 다른 존재로 보고 동향파악을 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장학금이라는 표현이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도 짚었다. A씨는 "장학금이란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 지급하는 것"이라며 "특히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너는 북한에서 온 사람이기 때문에 정보를 주면 한국이 돈을 줄 것'이라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 "개인정보침해 우려", 재단 "지원 목적…당황스러워"
전문가들은 사업 취지에는 공감하되, 개인정보침해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연구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무연고 탈북청소년들이 갑자기 두절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소통을 한다는 취지에서는 이해가 간다"며 "하지만 청소년들의 정보를 받고 장학금을 준다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관련법에 따라 탈북민에게는 주거지나 초기 정착금 등이 지급되긴 하지만, 개인정보를 주는 조건으로 다달이 돈을 지급하는 탈북민 지원제도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더욱이 정보를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침해 소지도 있어 보인다"라고 문제점을 짚었다.
하지만 재단 측은 탈북청소년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 위해서 시작한 사업일뿐 정보를 취득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재단 관계자는 "탈북청소년 지원을 늘리기 위해 고민하다가 신설한 사업이며, 종종 돈을 원하지 않는 탈북청소년도 있기 때문에 정보 동의서를 받는 것"이라며 "매달 근황을 알려주는 게 의무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탈북청소년에 대한 기본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장학금을 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좋은 취지로 시작한 사업인데 당황스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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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성욱 기자 w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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