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민 대표 "예금·보험 비교도 준비…빅테크와 경쟁 자신있다"
"예금과 보험 비교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출에서든 예금·보험에서든 빅테크와 똑같이 해선 승산이 없습니다. 하나라도 더 잘하고 하나라도 다르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오는 5월 대환대출플랫폼, 6월 예금비교 서비스, 연말 보험비교 서비스의 순차적 개시를 앞두고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미 대출비교 서비스에서 토스,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와 경쟁하면서 살아남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 네이버나 대형 금융사가 새롭게 도전장을 내겠지만 외려 시장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핀다를 다중채무자에게 없어선 안 될 서비스로, 2000만명 대출자 모두가 쓰는 서비스로 만들겠다고 했다. 대출이 많아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는 채무자에게 클릭 한 번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해주겠다는 포부다. 외형을 키우기 위해 고신용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노력도 하겠지만 우선은 금융소외계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더 많은 고객이 더 좋은 대출을 받도록 하는 게 핀다와 이 대표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를 만나 핀다의 경쟁력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핀다를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은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핀다는 대출전문플랫폼입니다. 대출비교플랫폼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서 현재는 3위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경쟁사는 대출 말고도 은행·증권·보험 등 많은 사업을 직접 운영하지만 핀다는 비교라는 콘셉트를 유지한 채 대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음달부터 대환대출플랫폼이 가동됩니다.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요.
▶지금도 채무자들이 핀다를 통해 대환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그 과정이 훨씬 빠르고 편리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래 채무자들은 핀다에서 금리와 한도를 비교한 후 알아서 신규 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갚았습니다. 하지만 대환대출플랫폼이 가동되면 대환 작업이 온라인에서 바로 이뤄지기 때문에 채무자가 더 좋은 조건의 대출로 쉽게 갈아탈 수 있게 됩니다. 기존에는 DSR(총부채상환비율) 한도가 남아있는 채무자만 대출을 갈아탈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걸림돌도 사라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신한은행을 비롯해 각종 카드사, 네이버까지 대환대출플랫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쟁은 예전부터 치열했습니다. 대출비교플랫폼이 25개 정도 되는데, 핀다는 처음부터 체급이 큰 빅테크나 대기업과 경쟁했습니다. 조만간 금융사와 빅테크가 신규 플레이어로 시장에 들어오겠지만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얼마나 빠르고 편리하게 잘 만드느냐가 결국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경쟁자와 비교해 핀다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핀다는 정확하고 편리합니다. 핀다 후기에는 '다른 데서는 승인이 안 됐는데 핀다에선 됐다'라는 내용이 많습니다. 실제 은행의 대출 승인율이 18% 정도인데 핀다를 통한 대출 승인율은 71%가 넘습니다. 핀다는 이용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의 한도와 금리를 대출비교플랫폼 중 가장 정확하게 예측합니다. 대출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 없더라도 기존에 있는 대출이나 현금흐름을 관리하기 위한 용도로 핀다를 찾는 이용자도 많습니다. 핀다는 대출 정보를 잘 가공해서 이용자에게 시나리오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다중채무자가 대출을 갈아탔을 때 얼마를 아낄 수 있는지 알려주고 어떤 대출부터 갚는 게 가장 유리할지 계산해줍니다. 또 매달 원리금으로 얼마가 나가는지, 월별 지출액은 얼마인지 등을 계산해 이용자가 현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대출을 2개 이상 보유한 채무자는 재정 상황이 잘 계산되지 않기 때문에 핀다를 많이 사용합니다. 핀다가 70조원 규모의 대출을 관리하는 이유입니다.
-핀다에 대출 상품이 많이 들어와 있나요.
▶핀다엔 66개 금융사의 상품이 입점해 있습니다. 대출비교플랫폼 중 제휴 금융사가 가장 많습니다. 제휴 금융사 중에는 저축은행이 34개로 비중이 제일 크지만 은행권도 꽤 들어와 있습니다. 지방은행도 제주은행을 제외하고 다 있고 시중은행 중에는 하나은행이 입점해 있습니다. 5월 대환대출플랫폼 가동 시기에 맞춰서 시중은행 추가 입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1곳을 빼고 모든 곳과 제휴를 논의 중입니다.
-고신용자는 시중은행에 대출을 받고 싶어할 텐데요.
▶사실 예전에는 핀다 이용자가 대부분 중신용자였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에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대출을 갈아타고 싶어하는 고신용자도 핀다에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신용자 이용자도 늘고 있기 때문에 핀다도 조금 더 대중적인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게 노력하려고 합니다.
-대출비교플랫폼이 다양하다보니 제휴 금융사와 관계를 구축하는 일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금융사에도 필요한 플랫폼이 되려면 금융사의 가려운 부분을 잘 긁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발휘해 ACSS(대안신용평가모델)와 FDS(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인 예입니다. 소규모 금융사엔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의 신용을 평가할 ACSS가 잘 구축돼 있지 않습니다. 핀다는 예측 가능한 ACSS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면 좋다'고 조언하면서 금융사의 고민을 같이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상거래를 걸러낼 여력이 없는 금융사엔 FDS 관련 데이터도 제공합니다. 금융사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만들고 건강하게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함께 전략을 세우고 있는 셈입니다.
-예금과 보험 비교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출시됩니다. 핀다도 예금이나 보험에 관심이 있나요.
▶예금, 보험 비교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본심사에서 허가를 받으면 이용자의 현금관리를 돕는 서비스를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채무자에게 여윳돈이 생겼을 때 돈을 예·적금에 넣는 게 유리할지 대출을 갚는 게 유리할지 알려주는 겁니다.
-IPO(기업공개)도 준비하고 있나요.
▶올해부터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핀다는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고 지금은 시리즈C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IPO의 장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여러 방면으로 고민을 한 다음 진행하려고 합니다.
-핀다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2000만명 금융소비자가 사용하는 서비스가 되는 게 핀다의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고신용자도 잡아야 하는데, 우선은 금융소외계층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제도권에도 금융소외계층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핀다를 통해 대출을 잘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또 해외 진출도 꿈꾸고 있습니다. 핀다가 단순 중개자의 역할에서 벗어나 이제는 금융사가 필요로 하는 상품이나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출비교라는 콘셉트는 어느 나라든 필요할 테니까요
대담=이학렬 금융부장 tootsie@mt.co.kr 정리=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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