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잡아라" KTX비용 절반 주며 ‘익산∼서울’ 출퇴근 유도[지방소멸은 없다]
올해부터 대학생까지 확대…사회적 인구 감소 폭 줄어
[편집자주] 영영 사라져 없어지는 것. '소멸'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토록 무섭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를 힘 모아 풀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 현실과 고민을 함께 생각합니다.
(익산=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해만 300만 원 넘게 교통비가 절약됐어요. '주말 부부'의 비애를 겪지 않아도 되니 아주 만족합니다."
전북 익산에 사는 이정현씨(65)는 매일 아침 익산역에서 용산행 KTX에 몸을 싣는다. 임기제 지방의무사무관(의사)으로 일하는 서울 강서구 보건소에 출근하기 위해서다.
그는 하루 일과를 마치면 다시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아내가 기다리는 익산으로 향한다. 이씨가 매일 익산과 서울을 오갈 수 있는 까닭은 익산시에서 열차 운임비 절반을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이씨는 "가정이 있는 사람은 각자 타 지역에 살면서 주말 부부로 지내기가 쉽지 않다"며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데 왕복 4시간30분 정도 걸리지만 익산시가 교통비 절반을 부담해 주니 마음 편히 집에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2020년부터 '관외 출·퇴근 근로자 열차 운임비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교통 요충지라는 강점을 살려 익산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열차 정기 승차권을 이용해 타 지역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열차 운임 비용의 50%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 혜택을 받는 주민은 늘고 있다. 첫해인 2020년 191명(1억3147만원)에서 2021년 241명(2억426만5300원), 지난해 285명(2억6553만9350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올해부터 지원 대상도 대학생까지 확대됐다. 젊은 층이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다. 다만 예산 부담으로 연간 개인별 지원 한도는 200만 원으로 제한했다.
올해 전북대에 입학한 최모씨(19)는 "익산에서 전주까지 기차를 타고 등교한다"며 "오전에 익산에서 전주로 가는 열차도 많고, 시에서 비용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한 달에 왕복 10만 원 넘는 버스보다 7만~8만 원 싸다"고 말했다. 최씨 한 달 교통비는 3만4000~3만9000원 수준이다.
최씨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려면 월세로만 30만~40만 원을 내야 하고, 기숙사에 살아도 관리비로 40만~60만 원이 드는 것을 감안하면 익산 집에서 통학하는 게 훨씬 낫다"며 "익산시에서 이 제도를 널리 알려 자취 비용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이 더 많이 혜택을 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익산은 전주·군산과 함께 전북 3대 도시에 속한다. 그러나 3개 도시 중 유일하게 인구 감소 관심 지역에 포함됐다.
익산시는 2018년 인구 30만 명이 무너진 뒤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총 1만4074명이 줄었다.
이 기간 익산을 떠난 인구 중 20~30대 청년 비중이 58%(8166명)로 가장 많았고, 40~50대가 48%(6693명)로 뒤를 이었다. 반면 60대 이상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산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보니 2017년부터 실거주 미전입자(익산에 살지만 주소지는 타 지역에 둔 사람)를 대상으로 '익산愛 바른 주소 갖기'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일자리와 진학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근로자와 청년 이탈을 막는 데도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아직 눈에 띄는 인구 증가 효과가 나타나진 않았지만, 인구 유출 등 사회적 감소 폭은 점점 줄고 있다. 월 평균 자연적 감소(사망자〉출생아) 인구 수는 2019년 67명에서 지난해 143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사회적 감소 인구 수는 2019년 457명에서 지난해 225명으로 3년 만에 절반가량 줄었다.
익산시 관계자는 "자연적 감소 원인인 저출산 문제는 고민"이라며 "그나마 열차 운임비 지원 등으로 사회적 감소 폭이 줄어든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의 국가첨단 산업단지 후보지로 익산 식품클러스터단지가 선정된 건 희소식"이라며 "미래 세대가 일자리 걱정을 하지 않고 고향에서 결혼도 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익산시는 익산 식품클러스터 2단계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로 약 5조3500억 원, 고용유발효과 1만8000여 명을 기대하고 있다.
iamg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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