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불안 속 안전자산 인기…“金테크 도전해볼까”
초보자는 KRX 금시장 거래를
금통장은 0.01g단위 소액 가능
금 펀드·ETF 간접방법도 활용
“자산의 5%정도 분산투자 추천”
최근 금값이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후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그림자가 짙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경제 상황이 나빠져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금(金)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7일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 1㎏의 1g당 가격은 8만6330원으로 집계됐다. KRX 금시장 개설 이후 역대 최고가였다. KRX 금시장 참가자도 늘었다. 10일 기준 최근 한달 동안 금시장 거래실적이 있는 활동계좌는 1만9958개로 직전 한달(1만3021개) 대비 53.3% 증가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와 경기침체 우려 등이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금은 주기적으로 금융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변동 위험이 적은 안전한 도피처로 꼽힌다. 물가가 상승해 화폐 가치가 떨어질 때 대비할 수 있는 실물자산이기도 하다. 개인이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골드바 구매부터 금 펀드까지 투자 방법별 특징을 소개한다.
우선 실물로 금을 소유하는 ‘골드바’ 투자가 있다. 한국조폐공사, 한국표준금거래소, 시중은행, 귀금속 매장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최근 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자 일부 편의점에서도 금 자판기를 놓고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인 ‘NH올원뱅크’ 등 온라인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실물거래의 장점은 금을 직접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분실 위험 등 보관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골드바는 살 때 부가가치세 10%를 내야 해 다른 구매방식보다 10% 높은 가격에 구매하는 셈이다. 구입처에서도 수수료를 5% 정도 떼어간다.
KRX 금시장을 통한 현물거래는 금테크 초보자가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다. KRX 금시장은 금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개설된 시장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서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NH투자증권 등 11개 증권사에서 금 현물 계좌를 개설해 KRX 금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금 1㎏, 금 100g 두 종목이 상장돼 있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거래가 이뤄진다.
KRX 금시장에서 투자한 금의 매매차익에 대해선 양도소득세와 배당소득세가 비과세된다. 증권사별 수수료도 0.3% 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고 매수한 금이 100g을 넘으면 실물 골드바로 찾을 수 있다.
시중은행에서 ‘금통장(골드뱅킹)’에 가입해 투자할 수도 있다. 금통장에 돈을 넣어두면 국제 금값에 따라 통장 잔고가 변한다. 거래단위가 0.01g이기 때문에 KRX 금시장보다 더 작은 단위로 소액 투자할 수 있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예금자 보호는 되지 않는다. 매매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떼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다. 수수료도 1∼5% 발생한다.
금 펀드와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방법도 눈여겨볼 만하다. 일반 펀드, ETF 거래와 마찬가지로 증권사 계좌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된다. 두 방법 모두 직접 금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금 펀드는 금을 캐는 회사, 금광 보유 회사 등 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금 ETF도 국제 금 가격 등 금값을 추종하는 상품을 사는 것이다. 금 펀드 운용보수는 약 1%이며, ETF는 0.5% 수준이다. 둘 다 매매차익에 대해서 15.4%의 배당소득세가 붙는다. 금 ETF는 해외시장 투자도 가능한데 해외에서 수익을 올리면 양도소득세가 최대 22% 부과될 수 있다.
그렇다면 금에 어느 정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김경원 농협은행 NH ALL100(올백)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주식과 채권이 모두 무너진 상태이기 때문에 안전자산 역할을 하는 금에 자산의 5% 정도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주식과 채권은 보통 반비례로 흘러간다. 주식이 뛰면 채권이 내려가는 식이다. 하지만 채권은 금리와도 반비례한다. 현재 주식이 내림세를 보임에도 채권이 내려간 까닭은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무너진 상황에서 금에 자산을 배분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금은 원자재라는 특성상 앞으로의 가격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금 투자에 새로 뛰어드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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