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방망이로 때리고 공 던져’…평택 A고교 야구부 학폭 ‘수면위’
학교 “학폭 발생 인정… 절차 따라 조사 중”
평택교육지원청 “피해학생 보호조치 온힘”
최근 학교폭력을 둘러싼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평택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후배들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관계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이 학교 야구부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최근 5년간 기숙사내 학교폭력이 전국적으로 1천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평택에 있는 A고교 야구부에서 이달 초 3학년 학생 2명이 2학년 학생 1명을 야구 방망이로 폭행했다는 신고가 학교로 접수됐다. 이 학생은 3학년 학생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오다가 폭행 정도가 심해지면서 참을 수 없어 학교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의 신고 이후 다른 학생들의 피해 신고도 잇따랐다. 현재까지 학교 측에 피해를 호소한 학생만 8명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의 폭행이 대부분 기구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일부 학생은 3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벽을 짚고 서도록 한 뒤 야구방망이를 이용해 폭행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학생은 3학년 학생들이 가까운 거리에 서있게 한 뒤 일부러 세게 공을 집어 던져 몸에 맞추는 방식으로 폭행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폭행이 발생했다고 진술한 시점은 지난 동계훈련부터 최근까지로, 수개월간 학교폭력이 이어졌다는 얘기여서 학교 측의 관리감독 부실에 대한 비난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이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어 방과 후에도 같은 공간에 있어야 했던 만큼 철저한 조사를 통한 분리조치 및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학교폭력 발생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분리조치 등에 대해서는 “학생 개인정보에 관한 부분이라 말해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이제 막 신고가 접수돼 조사를 하고 있고, 절차에 따라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평택교육지원청은 본보 취재가 시작된 뒤 곧장 학교를 찾아가 조사 진행 과정을 점검하고 앞으로 절차에 대해 안내했다. 평택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보호조치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그 부분을 더 신경써서 확인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기획재정위·운영위)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기숙사 학교(중·고교)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건수’ 자료에 따르면 2017~2021학년도 심의건수는 총 1천110건에 달했다. 기숙사내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본 학생 수만 1천781명이었다.
기숙사내 학교폭력 심의건수는 2017학년도 188건, 2018학년도 246건, 2019학년도 258건으로 증가하다가 코로나19로 개학을 미룬 2020학년도 107건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대면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면서 2021년에는 311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사건처럼 교실에서 뿐 아니라 방과 후 기숙사 등에서 괴롭힘을 당하게 되면 피해학생이 심리적 안정을 찾기 어려워 진다”며 “기숙사 학교에서의 가해학생 분리 및 피해학생 보호를 위한 구체적 매뉴얼과 실질적 대응 체계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기자 gaeng2da@kyeonggi.com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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