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거래 시행 그후…가락, 배추 반입량 줄고 불낙건수 늘어

이민우 2023. 4. 1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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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팰릿 하차거래 시행 후 반입량이 감소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공사는 2일부터 가락시장의 배추 팰릿 하차거래를 전면 시행했다.

특히 중도매인들은 하차거래로 '재'가 없어진 이후 출하자들에 검품을 한다는 명목으로 감식망을 요구하는데, 출하자들은 과도한 주문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공사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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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차거래 시행 후
팰릿작업 부담 큰 산지 많아
노지물량 출하도 감소할 듯
‘차상’보다 거래단위 작아져
전체 수요 줄어드는 역효과
“검품 위한 감식망 요구 과도
공사, 대책마련 적극 나서야”
2일부터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팰릿 하차거래가 전면 시행됐다. 출하자들은 배추 경매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는다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가락시장 배추 경매장에서 하차거래를 위해 작업하는 모습.

서울 가락시장에서 배추 팰릿 하차거래 시행 후 반입량이 감소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특히 배추가 경매에서 낙찰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중도매인들의 감식망 요구로 출하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시장 관리자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공사는 2일부터 가락시장의 배추 팰릿 하차거래를 전면 시행했다. 이에 현재 모든 출하자는 배추를 팰릿에 적재한 뒤 가락시장에 출하하고 있다.

공사는 이미 수년간 하차거래를 준비해왔고 출하자와 협의 후 전면 시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출하자들은 예견됐던 문제점들이 제도 시행 후 현실화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실제 하차거래 시행 후 시장 반입 물량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도 시행 후 일주일(3∼8일) 가락시장 배추(월동·저장 포함) 반입량은 2564t으로 제도 시행 전(3월27일∼4월1일) 3346t보다 23% 감소했다.

오현석 대아청과 영업1팀장은 “아무래도 준비를 하지 못한 산지가 있다보니 시장 반입 물량이 줄어들었다”며 “소비가 부진해 반입량 감소에 따른 가격 변동은 크지 않고 조금씩 물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지에선 반입량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5월부터 노지에서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는데 상당수 개인 출하자가 작업 여건이 열악해 가락시장 출하를 포기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병길 전국배추생산자협회 전남 해남 화원면지회 대표는 “현재 팰릿 출하가 가능한 건 대부분 지게차 등이 원활하게 작업할 수 있는 저장창고에서 출하가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5월 중순부터 노지배추가 출하되는데 산지 여건상 작업이 어렵고, 인건비 등 추가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개인 출하자들은 출하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출하자들은 하차거래 시행으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물량이 증가한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하차거래 시행 후 경매 불낙 물량이 하루에 60∼70t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만기 한국신선채소협동조합 이사는 “과거 차상거래 때는 경매가 차량 단위로 이뤄졌기 때문에 중도매인들이 필요한 물량보다 더 많이 살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며 “하지만 팰릿 단위 경매에선 중도매인들이 필요한 물량만 사들일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는 경매에서 불낙이 발생했을 때 차상거래에선 바로 화물차를 다른 시장으로 보낼 수 있었지만 하차거래에선 화물차들이 이미 산지로 돌아간 상태기 때문에 다른 시장으로 보내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결국 불낙된 물량을 헐값에 넘겨야 해 출하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도매인들은 하차거래로 ‘재’가 없어진 이후 출하자들에 검품을 한다는 명목으로 감식망을 요구하는데, 출하자들은 과도한 주문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공사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재는 차상거래 때 속박이 등을 이유로 중도매인이 출하물량의 약 20%에 대해 2등품 가격을 일괄 적용하는 관행이다.

이광형 한국농업유통법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현재 중도매인들이 감식망으로 팰릿 1개당 배추 1망을 요청하는데, 이는 지나친 요구로 다른 형태의 재에 불과하다는 게 출하자들의 입장”이라며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공사가 적극 나서 중재하고, 비용 부담 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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