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풀기가 금융 취약성 키워…은행위기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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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더 많은 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세계적인 경제 석학인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전 인도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이데일리와 특별 화상인터뷰를 통해 "지난 10년 이상 중앙은행 양적완화(QE)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키웠다"며 이렇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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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 리스크, 한국도 예외 아냐
"한은 금리 정책, 美만 쫓아선 안돼"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더 많은 은행에서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세계적인 경제 석학인 라구람 라잔 미국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전 인도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이데일리와 특별 화상인터뷰를 통해 “지난 10년 이상 중앙은행 양적완화(QE)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키웠다”며 이렇게 경고했다. 그는 폴 볼커 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과 함께 역대 가장 뛰어난 중앙은행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빅샷이다.
라잔 교수는 인터뷰 내내 QE에 중독된 시중은행의 위험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줄곧 QE를 통해 시장에서 (채권 등) 유가증권을 사들여 대차대조표를 확대해 왔다”며 “이는 시중은행의 대차대조표 역시 늘렸다”고 말했다.
QE는 중앙은행이 채권을 직접 매입하며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조치다. 중앙은행 관점에서 보면 대차대조표 자산 항목의 국채, 모기지채권(MBS) 등이 늘어나는 만큼 부채 항목의 통화량, 지급준비금 등이 증가한다. 그 과정에서 중앙은행에 채권을 판 시장 참가자들의 현금 보유는 늘고 예금 예치 수요가 커지는 만큼 시중은행의 대차대조표도 확대된다. 이는 당국 보호를 받지 못하는 무보험 예금까지 늘린다는 게 라잔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그러면서 “문제는 은행들이 수익을 위해 더 위험한 장기 유가증권에 투자했다는 점”이라고 했다. 이번 은행 위기는 연준 긴축 탓에 장기 채권 가치가 급락하면서 발생했다. 그는 “결국 QE는 시중은행이 더 큰 수익 추구에 나서게 만들고 금융 시스템을 손쉬운 연준 유동성에 더 의존하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라잔 교수의 QE 비판론은 한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행은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처럼 제로 금리까지 떨어뜨린 적은 없지만, 하락하는 잠재성장률과 함께 금리 수준을 낮추며 한때 0.50%까지 내렸다.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을 무제한 매입하는 ‘한국판 QE’를 실시하기도 했다.
라잔 교수는 아울러 추후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해서는 “서비스업 노동시장에서 임금 감소 징후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떠받치는 몇몇 요인들이 있다”고 우려했다.
라잔 교수는 연준 정책을 두고 한국 등의 중앙은행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이전에는 연준을 그림자처럼 따라가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점점 더 자국의 물가 안정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라잔 교수는 그러면서 최근 미국 외의 나라들이 통화정책 ‘각자도생’의 길로 가고 있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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