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때는 말이야"…의미 없는 무용담만 늘어놓는 멘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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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함께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전문인력(멘토)의 수도 크게 늘었다.
멘토라는 단어는 카운슬러·코치·컨설턴트를 모두 아우르기 때문에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들은 '명품 조연'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앞서 소개된 사례처럼 무능력한 멘토로 인해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사례나 성희롱 등 각종 부도덕적인 위압 행위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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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공통 가이드라인·평가 등 관리체계 필요"
#"창업 경험이 거의 없던 멘토에게 조언을 받은 적 있는데 자신이 살아온 얘기만 해서 멘토링을 두 번만 듣고 끝냈다"
#정부의 외국인 대상 창업경진대회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 참가한 외국인 여성 창업자들이 프로그램의 멘토로 나선 국내 액셀러레이터(AC) 소속 한국인 남성에게 수차례 성희롱을 당했다. 이들은 해당 남성이 우월적 지위에 있어 즉각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함께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전문인력(멘토)의 수도 크게 늘었다. 멘토라는 단어는 카운슬러·코치·컨설턴트를 모두 아우르기 때문에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이들은 '명품 조연'으로 꼽힌다. 문제는 멘토에 대한 체계화된 관리시스템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들이 어떤 전문성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줄 수 있는 도움이 무엇인지, 멘티(스타트업) 입장에선 그저 핏(적합성)이 맞는 뛰어난 사람이 걸리길 운에 맡겨야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앞서 소개된 사례처럼 무능력한 멘토로 인해 스타트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을 허비하게 만드는 사례나 성희롱 등 각종 부도덕적인 위압 행위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아울러 지금은 정부·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해 대기업 등 다양한 민간 영역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보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상황이다. 관련 멘토 선정은 프로그램 운영기관이 다시 AC나 대학 같은 실행기관에 위탁하는 구조다. 실행기관 중 멘토에 대한 엄격한 검증·관리 기준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주로 지인의 지인, 알음알음 소개를 통해 멘토로 선정된다. 책임을 떠넘기는 하도급 관행이 건설현장에서 부실시공의 주범이 되는 것처럼, 비슷한 문제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되풀이되고 있다.
정부·민간 대부분의 보육 프로그램은 운영기관이 실행기관을 선정할 때 프로그램 진행과 관련한 사업계획서를 제출받고 그 안에 멘토링 운영 방안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담는다. 구체적인 멘토 검증·관리 기준이 포함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는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각 보육 프로그램마다 특성에 맞춰 요구되는 경력·이력 등 전문성도 달라져야 하지만 단순히 AC 소속이라거나 대학에 있다고 하면 멘토링에 무난히 참여하기 때문에 멘토에 대한 자질 논란은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한 창업지원기관 관계자는 "멘토 관리 체계에도 투자가 필요하다"며 "VC(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이슈가 됐던 익명 기반 VC 평가 '누구머니' 같은 플랫폼처럼 멘토 평가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 AC 소속 심사역은 "단지 멘토의 선의에 의지해 멘토링 성과를 기대하면 안 된다"며 "뛰어난 멘토 역할를 수행한 사람에 대해선 사후 평가를 통해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는 체계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멘토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 AC 업계는 자구 노력에 착수했다.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는 중기부에 등록된 AC 소속 멘토가 성-인권 관련 문제를 일으킬 경우 창업기획자 관련 법 위반 여부에 상관없이 등록 취소를 중기부에 요청하기로 했다. 특히 협회 내 AC 소속 멘토 등 전문인력의 자격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이들 인력을 등록해 추적 및 평가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협회 내 성-인권 담당자가 배치되며, 각종 성-인권 문제에 대한 상담(제보) 창구도 마련한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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