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서 손 들지 않던 내성적인 아이들도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어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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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경기 의왕시 덕성초등학교 4학년 3반 교실.
담임 손효상(47) 교사는 "교과서에서는 축척을 설명하면서 축척이 커지고 작아지는 것을 글자로 설명한다"며 "네이버 지도앱에선 우리가 실제 사는 동네를 대상으로 축척을 직접 바꿔볼 수 있어 아이들이 훨씬 쉽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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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관심 많다 보니 일찍부터 수업에 접목
"코로나19 확산 이후 IT 도입은 필수"
딱딱한 책에서 벗어나 효과적인 수업 가능
"축척이 크다, 작다 헷갈리죠. 화면을 터치해볼까요?"
12일 경기 의왕시 의왕덕성초등학교 4학년 3반 교실. 어린이들이 책상에 노트북을 펴 놓고 손으로 화면을 이리저리 조정하고 있었다. 이들은 노트북 화면에 나타난 네이버 지도를 통해 자신이 사는 동네를 중심으로 축척이 커지고 작아짐에 따라 화면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봤다.
담임 손효상(47) 교사는 "교과서에서는 축척을 설명하면서 축척이 커지고 작아지는 것을 글자로 설명한다"며 "네이버 지도앱에선 우리가 실제 사는 동네를 대상으로 축척을 직접 바꿔볼 수 있어 아이들이 훨씬 쉽게 이해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아이들이 학교에 와서 대면 수업을 받고 있다. 비대면 원격 수업은 끝났지만 교실에서는 에듀테크(교육과 기술의 합성어) 서비스가 적극적으로 쓰이고 있었다. 오히려 손 교사는 정보통신(IT) 기술의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22년 차 교사인 그는 대학 때 생활과학교육과를 전공할 정도로 일찍부터 IT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어떻게 하면 편하게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코로나19 이전부터 듀얼 모니터를 쓰고 태블릿과 TV를 연결해 수업하는 등 IT를 교실에 접목했다"며 "처음에는 왜 튀냐는 말도 있었지만 코로나19 이후 다른 선생님들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학교에서 과학정보부장을 맡으며 에듀테크 솔루션 확산에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엔 왜 튀냐는 말 들었지만 코로나19 이후 바뀌었어요"
에듀테크 도입을 두고 일부에선 아이들이 수업 중에 인터넷이나 게임 등 딴짓을 할까 걱정한다. 하지만 이날 수업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수업에 필요한 화면을 띄워 놓고 집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학교는 2년 전 네이버의 에듀테크 솔루션 '웨일 스페이스'를 도입했는데 여기에는 담임교사가 아이들의 전체 노트북 화면을 살펴보는 기능이 담겼기 때문이다.
손 교사는 웨일 스페이스 도입 이후 수업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데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웨일 스페이스는 학습환경 제어 기능부터 각종 온라인 수업 도구, 학급 커뮤니티 서비스, 학부모 소통 기능 등 교사와 학생에게 필요한 기능을 담았다.
실제 이날 수학 시간에 그는 시험지를 웨일 스페이스에 올리고 아이들이 노트북에서 문제를 풀고 '제출하기' 버튼을 눌러 시험지를 보내게 했다. 이후 자신의 PC에서 아이들의 답안을 확인할 뿐만 아니라 공통적으로 틀린 문제도 볼 수 있었다.
손 교사는 "수업이 40분인데 자료를 나눠주고 걷고, 채점하고 통계 내느라 실제 공부 시간은 10~15분 정도"였다며 "이런 기술을 통해 아낀 시간으로 아이들을 개별 지도할 수 있어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수업 참여도도 올라갔다고 한다. 그는 "기존에는 손을 들어 발표하다 보니 외향적인 아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다"며 "다양한 에듀테크 서비스를 통해 아이들끼리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하도록 하거나 다른 친구의 발표 내용을 접한 뒤 댓글을 달며 소통하는 등 내향적 어린이들도 의사 표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I를 어떻게 수업에 접목할지 고민"
손 교사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인공지능(AI)이다. 지난해 말 챗GPT 등장 이후 교육계에서도 AI는 민감한 주제가 됐다. AI 교육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그는 AI 페인터 기능을 활용해 미술 시간에 기존에 없는 색깔을 만들어 보거나 어려운 단어가 나왔을 때 아이들에게 네이버의 AI 교육용 음성인식 챗봇 '똑똑 사전'에 물어보게 하는 등 부분적으로 AI를 쓰고 있다고 했다.
손 교사는 "아직 교육계에서 AI를 교육적으로 쓸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스럽다"면서도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많아진 만큼 교사들이 이를 잘 습득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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