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자 치료제, 수요 비해 공급 부족”
“美생산공장 확보로 규제 벗어나
현지서 개발∼생산 구조 마련할 것”
13일 경기 용인시 GC셀 본사에서 만난 제임스 박 GC셀 신임 대표는 올해 GC셀의 가장 큰 목표로 ‘글로벌 역량 강화’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GC셀은 몸속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항암제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올해 미국 등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박 대표를 영입했다.
박 대표는 미국 머크(MSD),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등 글로벌 빅파마를 거쳐 지난해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 영업센터 부사장을 맡았다. 7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약 55억 달러(7조1885억 원) 규모의 해외 거래를 성사시킨 글로벌 영업 전문가다.
GC셀은 국내 바이오 기업 중에서도 미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2019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현지 법인 아티바를 설립하고, 지난해 세포·유전자치료제 전문 위탁개발기업(CDMO)인 바이오센트릭을 인수했다. GC셀이 신약을 개발하면 아티바가 미국 임상을 진행하고, 임상에 필요한 신약은 바이오센트릭에서 생산하는 구조다. 박 대표는 이 세 기업 간의 시너지를 최대로 끌어올려 미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임무를 맡았다.
박 대표는 “최근 미국이 바이오 분야에서도 자국 생산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법인과 생산 공장을 미리 확보한 것은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했다. 지난해 미국 바이든 정부가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은 기업의 경우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세제 혜택 등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GC셀이 인수한 바이오센트릭은 미국에 공장이 있어 미국의 규제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바이오센트릭은 GC셀의 중요한 ‘캐시카우’ 사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은 2019년 42억900만 달러에서 2026년 259억 달러로 연평균 29.3% 성장할 전망이다. 실제 지난해 전 세계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은 1500여 개로 전년 대비 11% 가량 증가했으며, 관련 임상은 2200여 개가 진행 중이다. 올해 미국에서 최소 5개 이상의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허가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CDMO 생산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는 생산 공정이 까다로워 세계적으로 소수의 기업만이 CDMO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바이오센트릭 매출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CDMO 사업으로 벌어들인 실탄은 오롯이 신약 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GC셀은 면역세포 중 하나인 NK세포를 활용한 면역항암제 ‘AB-101’과 ‘AB-201’ 등을 개발 중이다. AB-101은 악성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아티바가 글로벌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연내 임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AB-201은 올해 2분기(4월~6월) 중에 한국과 미국에서 환자 모집을 시작한다.
GC셀의 면역항암제 ‘이뮨셀엘씨’도 해외 진출에 나선다. 이뮨셀엘씨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해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한 뒤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는 방식의 면역항암제로,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판매해왔다.
지난해 국내 승인을 받은 지 15년 만에 인도 바이오기업인 리바라에 이뮨셀엘씨를 기술이전하며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박 대표는 “최근 인도나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면역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이라며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중심으로 추가 기술수출 기회를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GC셀의 신약 개발 일정에서 올해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및 협력 기업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신약 개발에 속도낼 것”이라고 했다.
용인=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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