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서울
동양 최대 반려견 수영장, 인공 폭포 그리고 기네스에 등록된 교량 분수 모두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25개 자치구를 가진 서울에는 우리가 몰랐던 뜻밖의 명소들이 숨어있다. 최근에는 명동, 홍대 등 번화가를 벗어나 강북구 쌍리단길, 성북구의 성북천길 등 카페와 바(bar) 등 힙플레이스라 불리는 작은 동네 골목들도 서울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2020년부터 이러한 자치구의 숨은 명소를 찾아 ‘서울톺아보기’ 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톺아보다’는 ‘샅샅이 더듬어 뒤지면서 찾아보다’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이다. 매달 1개의 자치구를 정하고 깊게 살펴보는 느낌으로 역사, 관광 명소, 전통시장 등 자치구의 숨겨진 명소를 발굴해 전달했다. 3년간 톺아보았던 자치구의 명소 중에는 중랑구 용마폭포, 구로구 항동철길 등 40년 넘게 관광업계에 종사했던 나도 처음 보는 숨은 명소도 많았다.
올해부터는 이러한 자치구들의 숨은 명소를 발굴하는 것을 넘어 ‘서울 테마관광 카운티’라는 이름으로 확장 운영하고자 한다. 각 자치구의 특색을 살린 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다.
그 첫 번째 시작은 등산 관광이다. 서울관광재단은 2022년 강북구청, 도봉구청과 함께 산이 있는 자치구와 업무협약을 통해 등산 관광 명소를 발굴하고 서울의 산을 홍보했다. 특히 강북구 북한산 우이동에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를 개설하여 다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등산화, 등산복 등 장비 대여를 진행했다. 올해는 등산 장비의 대여 품목을 더 확대하고, 인왕산과 북악산 등 서울 도심에도 도심등산관광센터를 추가로 개설하여 서울 등산 관광 문화 확산에 노력할 것이다.
또한 작년 광진구청, 건국대학교와 업무협약을 진행하여 반려견 친화 관광 기반을 마련했다. 작년 가을에는 베트남 인플루언서와 함께 워커힐 호텔의 펫 전용 룸과 아차산 생태공원을 돌아보며 반려견 펫트립 관광상품을 홍보했다. 올해는 광진구에 소재한 아시아 최대 반려견 수영장, 반려견 놀이터, 아차산 산책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반려견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그 외에도 올림픽경기장, 올림픽공원 등이 위치한 송파구의 스포츠관광, 예술의 전당과 악기 거리들이 있는 서초구를 음악·예술 관광 자치구로 개발하여 자치구마다 매력과 특색을 고려하여 긴밀한 협의를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올해 각 자치구 내 관광과 공동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서울관광재단과 자치구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목표 중 하나가 도시 경쟁력 세계 5위의 도시가 되는 것이다. 도시 경쟁력을 평가하는 지표 중에는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의 다양성 항목이 있는데 25개 자치구 안에 이를 강화할 수 있는 답이 있다. 서울은 단 하나의 도시가 아니라 25개의 자치구가 함께하고 있다. 자치구별로 천(川)이 아름다운 자치구, 대학가가 많은 자치구 등 그 모습도 다양하다. 25개의 자치구별로 독특한 관광 자원을 모은다면, 다채로운 관광 매력이 가득한 서울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 북한산 자락에 개관한 서울 도심 등산관광센터는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외국인 이용자 대상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 만족’으로 응답한 비율은 95%에 달한다. 반려견, 스포츠, 음악 등 자치구별로 테마를 발굴한다면 얼마나 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게 될까. 실제로 벨기에 디낭은 인구 1만3000명의 작은 도시지만, 매해 50만 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다. 기존에 갖고 있던 관광 콘텐츠에 색소폰 발명가 아돌프 삭스가 태어난 도시로 포지션 하여,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등산, 음악, 스포츠 특화 자치구 등 다양한 테마의 ’자치구 테마 카운티’가 활성화된다면, 서울은 새롭게 변신할 것이다. 명동, 광화문 등 서울 도심을 넘어 외곽이나 서울의 골목에도 관광객들이 북적북적한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고궁, 전통시장부터 동네의 골목골목 그리고 산(山)까지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 찬 뜻밖의 서울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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