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결혼·교육·일자리가 어우러진 도시주택건설

경기일보 2023. 4. 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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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훈 국민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감정평가사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가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라는 이수일과 심순애 신파극에서부터 ‘결혼은 미친짓이다’라는 2002년 세간에 화제가 된 영화에 이르기까지 결혼을 함에 있어 사랑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경제적 조건을 선택할 것인지는 사람들의 애간장을 태운 시대적 화두다.

결국 심순애는 소설 속 장안 최고 갑부 아들 김중배의 다아아 반지를 선택했고, 이수일은 충격을 받아 돈 버는 것에 혈안이 되는 고리대금업자가 됐으며,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의 여자 주인공은 가난한 시간강사 남자 주인공과 결혼하지 않았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사실 영화 만큼이나 더 영화 같은 현실 앞에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고, ‘N포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연애, 결혼, 출산 이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는 3포세대, 여기에 추가로 취업과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세대는 ‘5포세대’라고 부른다. 셀 수 없이 포기한 것들이 많아 그 수조차 셀 수 없어 MZ세대들은 이를 ‘N포세대’라고 부른다고 한다.

외면할 수도 없고, 외면해서도 안되는 문제들을 젊은 세대들은 ‘N포세대’라며 자기위안을 삼고 있다. 기성세대만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도 큰 담론이고, 우리 사회가 머리를 맞대어 풀고 나가야 할 문제이다. 그래서 필자는 부동산 전문가로서 특별법으로 1기 신도시를 다시 정비하고, 아직 3기 신도시 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리 젊은 세대들이 안고 있는 결혼, 교육(육아 포함), 일자리 문제가 잘 고려되는 도시 주택건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본다.

미래 세대가 있어야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만큼 저출산 정책에서 제일 우선하는 정책은 결혼 시 살 집을 마련해 주는 제도를 정착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기를 바란다. 무조건 공공임대나 공공분양주택을 통해 저렴한 주택 공급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결혼하면 우선적으로 공공분양이나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어야 할 것이다.

또 아이를 낳으면 영유아를 국공립어린이집이나 국공립유치원에 보내서 부모가 맞벌이를 하더라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이들을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서울 4대문 안에 집값이 가장 안정적인 곳은 교육 인프라가 잘 돼 있는 대치동, 목동, 상계동인데 그 이유가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이다. 결국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1차적으로는 주거와 육아, 교육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무엇보다 1기 신도시와 2기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는 베드타운으로 조성한 것이다. 경제적인 기반시설이 잘 들어서서 일자리가 잘 만들어져야 결국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로 출퇴근에만 서너시간을 길에서 낭비하면 저녁에 아이들을 케어할 수 없고, 결국 신도시는 잠만 자는 곳으로 전락해 집값이 폭락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만들고 새로운 도시 주택건설을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 결혼, 교육, 일자리가 어우러진 그런 계획도시를 만들 것을 주문한다. 1기 신도시 특별법에서는 이런 부분을 촘촘히 설계해 젊은이들이 결혼해서 아이들 교육도 잘 시키고, 가까운 일터에서 퇴근을 하며 아이들과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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