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1200대2만5000 : ESG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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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농식품 재배부터 식품가공·포장 및 가정에서 요리까지를 모두 포함한 농업-식품의 가치사슬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양이 2020년 한 해 동안 배출된 전체 온실가스 양의 약 31%에 해당한다고 한다.
미국 농업분야 스타트업 인디고애그리컬처 연구에 따르면 미생물로 인해 토양 내 탄소가 1% 증가할 때마다 2만5000갤런의 물이 토양에 저장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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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농식품 재배부터 식품가공·포장 및 가정에서 요리까지를 모두 포함한 농업-식품의 가치사슬에서 배출된 온실가스 양이 2020년 한 해 동안 배출된 전체 온실가스 양의 약 31%에 해당한다고 한다. 실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농업과 식품은 인류 생존의 전제인 1차산업과 직결돼 이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효과를 명확히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열대우림 벌채에 따른 비용과 편익을 살펴보자. 이코노미스트의 지난 3월 기사에 따르면 현재 열대우림 벌채로 인한 수익은 평균적으로 아마존 땅 1㏊(헥타르)당 1200달러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에 반해 벌채 과정에서 배출되는 500톤가량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은 무려 2만5000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1200대2만5000으로 벌채비용이 수익의 20배가 넘다 보니 제대로 된 시장이라면 이런 거래는 성립되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존 벌채는 왜 계속 이뤄지는 것일까. 첫째, 토지 소유권의 불명확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벌채에 따른 비용이 막대하니 이에 벌금을 부과하거나 산림보존 행위에 대해서는 지원금을 지불할 수 있을 텐데 토지 소유권이 불분명해 누구에게 부과할지 알 수 없어 시장 메커니즘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산림벌채를 방치하면서 오히려 기계화를 통해 산림파괴를 방조하는 재정상태가 열악한 정부도 중요한 이유라고 한다.
최근에는 소극적 의미의 산림벌채 규제를 넘어 기술혁신 차원에서 농업의 '미생물'을 활용하는 방안도 새롭게 부상한다. 농업분야 스타트업 로암바이오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토양의 탄소저장능력까지 크게 향상하는 방안으로 미생물균을 개발하는 연구에 몰두한다고 한다. 미생물균의 최대 장점은 자연생태계 복원 및 지속가능한 식량생산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미국 농업분야 스타트업 인디고애그리컬처 연구에 따르면 미생물로 인해 토양 내 탄소가 1% 증가할 때마다 2만5000갤런의 물이 토양에 저장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2만5000갤런의 물은 리터로 환산하면 9만4625리터에 해당하는데 미생물의 탄소흡수율 1% 증가로 1리터 물병으로 무려 9만4000여병에 해당하는 물을 저장하는 엄청난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미생물을 잘 활용하기만 하면 농업생산력을 증대하고 다량의 물을 저장함으로써 가뭄과 홍수를 반복하는 극단의 기후위기 상황을 완화하는데 크게 공헌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는 미생물이 기존 합성비료와 달리 기후나 토양과 같은 요인에 따라 효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과 토양의 품질을 개선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단점이 남아 있기는 하다.
이런 점에 착안해 이미 네슬레나 제너럴밀스 등 다국적기업들은 60만여 농부의 토양을 지원받아 미생물을 통한 탄소포집을 고민하고 위성사진을 통해 배출된 탄소가 어떻게 저장되는지 추정방법을 연구한다고 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1200대2만5000의 비율이 동등해지거나 그 비율이 역전되는 농업의 기술혁신 소식을 기대해본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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