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기간 내내 단축 근무”… 일·가정 양립 지원책 줄이어

기업, 정부 저출산 대책 동참
삼성전자, 근로시간 변경 적용
유급 배우자 출산 휴가도 마련
LG전자 등 육아휴직 최대 2년
롯데는 남성 유아휴직 의무화
SK, 임신·출산 관련 ‘셀프 휴가’
난임치료 유급 휴가제도 운영
자녀 양육 재택·단축근무 가능

정부가 저출산 대책으로 일과 중 육아 병행 환경을 적극 조성하는 가운데, 기업들도 임신 기간에 단축 근무를 할 수 있게 하거나 난임 휴가를 추가로 지급하는 등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노사협의회 협의 결과를 토대로 향후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법 기준보다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엔 임신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상인 여성 근로자가 1일 2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를 임신 전 기간에 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유급 15일의 배우자 출산 휴가와 유급 5일의 난임 휴가 제도도 운영하고 있고, 배우자 유·사산 휴가(유급 3일) 등 법정 기준이 없는 제도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육아 휴직에서 복직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멘토링, 재택근무 등을 지원하는 리보딩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통해 9세 이하 자녀 1명당 최대 1년간 하루 4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임신·출산 관련 모든 휴가를 ‘셀프 승인’으로 처리하고, 입학 자녀를 위한 최대 90일 돌봄 휴직(무급)도 가능하다.

현대차·기아는 남녀 모두 자녀 1명당 최대 2년의 육아 휴직 사용이 가능하다. 난임 휴가도 3일 전체 유급이다.

LG전자 역시 난임치료 휴가 3일 모두 유급 휴가로 확대했다. 또 법정 기준 1년인 육아 휴직을 최대 2년으로 운영한다. LG전자는 여성의 지위 향상과 고용 창출, 양성 평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 2월 사단법인 전문직여성 한국연맹(BPW Korea)으로부터 ‘BPW 골드 어워드’를 받았다.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남성 육아 휴직을 의무화한 롯데그룹은 남성 직원도 휴직을 꺼리지 않도록 첫 달에는 통상임금과 정부 지원금의 차액을 전액 지급한다. 출산한 여성은 상사 승인 없이도 휴직할 수 있는 자동 휴직 제도도 운영 중이다. 롯데지주와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에서는 난임 치료를 위한 휴가와 시술비도 지원하고 있다.

포스코는 만 8세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전일(8시간)이나 반일(4시간)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00만원의 신혼여행 지원금과 50만원 상당의 아기 첫 만남 선물 제도도 신설했다. 협력사 직원도 이용할 수 있는 상생형 공동 직장 어린이집을 개설하고, 협력사 직원 자녀들이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금도 마련했다.

HD현대의 경우 초등학교 입학 전 3년간 임직원 자녀의 유치원 교육비를 자녀 1인당 연 600만원, 총 180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 학부모 참여형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신세계그룹은 만 8세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주 20시간까지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초등학교 입학 시 1개월간 무급 휴직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CJ는 올해부터 난임 시술을 받는 여성이 최대 6개월의 난임 휴직을 사용하고, 배우자가 임산부 정기 건강진단을 받는 남성 직원은 월 1회 4시간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육아 휴직도 최대 2년으로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임산부에게 월 10만원 한도의 업무용 택시 교통비와 영양제 구입비 등을 지원한다. 또 만 8세 이하 아동을 양육 중인 여성 직원에게는 시간제 가사도우미 고용 비용 일부를 지원한다. 남성 직원이 육아 휴직을 하면 최대 3개월간 통상임금과 정부지원금의 차액을 회사가 보전해주고, 만 8세 이하 자녀의 등·하교를 위해 2주∼1개월 2시간 단축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육아 휴직과 육아기 근로 단축 대상을 만 12세 이하로 확대 운영하고 있고, LIG넥스원은 자율 출·퇴근 제도를 통해 자녀의 하교 시간에 맞춰 근로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