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헝가리, 우크라 농식품 한시적 수입 금지

폴란드와 헝가리가 각각 자국 농업계 보호를 이유로 우크라이나산 농식품 수입을 한시적으로 전면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폴란드 정부는 오는 6월 30일까지 약 두 달간 우크라이나산 곡물·설탕·과일을 비롯한 주요 농식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기로 했다고 EU 전문매체 유락티브 등 외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이번 조처는 폴란드 시장으로 직행하는 우크라이나산 농식품뿐만 아니라, 제3국으로 운송하기 위해 폴란드를 경유하는 상품에도 적용됩니다.

같은 날 이슈트번 너지 헝가리 농업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폴란드와 유사한 한시적 수입 금지 조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산 농식품 유입이 급증하면서 현지 시장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등 자국 농업계 피해가 확산하자 내놓은 대책입니다.

세계 최대 농업 수출국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 곡물 수출길이 봉쇄되자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권을 통과하는 대체 육로 이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EU는 어려움에 놓인 우크라이나 농업계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산 농식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적용 중입니다.

이후 저가 농식품 급증으로 현지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불만이 각국에서 터져 나왔지만, EU 집행위가 뾰족한 대책 없이 최근 면세 혜택을 연장해주기로 결정하면서 폴란드 등의 반발을 샀습니다.

폴란드·헝가리의 조치에 우크라이나는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일방적이고 극단적인 조처는 사태의 긍정적 해결에 속도를 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U도 폴란드, 헝가리의 결정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EU 집행위는 "무역정책은 EU의 독점 권한으로, 일방적인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며 폴란드, 헝가리 측에 이번 결정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

이재설 기자 (record@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