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중소돌’과 4세대 K팝

박희준 2023. 4. 1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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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BTS) 활동 중단 선언은 수많은 세계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K팝 하면 아무래도 솔로보다는 그룹이라서 BTS 7명의 완전체를 더욱 그리워하게 된다.

오랜 시간을 거쳐 쌓인 K팝 저력이 '중소돌'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는 건 아닐까.

'중소돌'이 이끌어 갈 4세대 K팝,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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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방탄소년단(BTS) 활동 중단 선언은 수많은 세계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번아웃’(소진)을 언급했으나 현실적으로 군 복무가 큰 걸림돌이었을 게다. 병역 면제를 놓고 말만 무성했을 뿐 정부와 국회 누구 하나 선뜻 나서지 않았다. 맏형 진에 이어 제이홉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슈가는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상태다.

2013년 데뷔한 BTS는 2017년부터 대중음악 최고 권위의 빌보드 차트 ‘핫 100’ 1위에 6차례나 오르며 세계 음반시장을 석권했다. BTS 활동 중단으로 ‘한국의 침공(Korean Invasion)’은 끝나는 듯했다. 영국 4인조 그룹 비틀스의 1970년 해체 선언으로 미국에서 ‘영국의 침공(British Invasion)’이 막을 내린 것처럼. 지난 4일 K팝 솔로 가수 최초로 BTS의 지민이 ‘핫 100’ 1위에 오른 건 그래서 위안이다. 그렇다고 아쉬움까지 덮이진 않는다. K팝 하면 아무래도 솔로보다는 그룹이라서 BTS 7명의 완전체를 더욱 그리워하게 된다.

단비 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12월 데뷔해 이름조차 생소한 4인조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FIFTY FIFTY)’의 ‘큐피드(Cupid)’가 지난 1일 ‘핫 100’ 차트에 100위로 진입한 것이다. ‘핫 100’은 빌보드 차트 중에서도 가장 오르기 힘들다는 메인 차트다. 뉴진스가 데뷔 6개월 만에 96위로 진입한 것보다 짧다. ‘큐피드’는 15일엔 85위까지 올랐다.

놀라운 건 ‘중소돌’ 그룹이라는 점이다. 2021년 설립된 중소 기획사 소속이다. 제작이나 홍보에 거액을 투자할 형편이 아니다. ‘큐피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틱톡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그들이 말한 대로 ‘기본에 충실한 음악’, ‘진정성 중시’가 이룬 성과라서 박수 갈채를 받을 만하다.

K팝을 1, 2, 3세대로 나눠 얘기한다. 기획에 의한 아이돌 탄생, 아시아권 진출, 글로벌 시장 공략이 각각의 특징이다. SM, JYP, YG, 하이브 같은 대형 기획사가 주도했다. 오랜 시간을 거쳐 쌓인 K팝 저력이 ‘중소돌’에게 기회의 문을 열어주고 있는 건 아닐까. ‘중소돌’이 이끌어 갈 4세대 K팝,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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