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에 6득점 폭발…‘자존심’ 지킨 두산
LG와의 올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
스윕패 위기서 역전승 ‘3연패 탈출’
이정후 연장 10회 끝내기 투런포
키움, 4연승…KIA는 4연패 수렁
2루심이 오른손을 들었다. 아웃이었다. 그대로 공수교대가 되려던 순간, 2루 도루를 하며 헤드퍼스트로 베이스를 파고들었던 두산 안재석이 두 손을 가로저었다. 태그가 되기 전에 쭉 뻗은 손으로 2루를 터치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렇게 이어진 비디오 판독. 다시 봐도 타이밍으로는 100% 아웃이었다. LG 포수 박동원은 피치아웃으로 투수 정우영의 공을 받아 여유 있게 도루 저지 타이밍을 잡았고, 2루로 송구했다. 그런데 베이스 앞에 글러브를 대고 기다리고 있던 LG 2루수 정주현의 태그 과정에서 변수가 생겼다. 정주현의 글러브를 가슴으로 품듯 두 팔을 양쪽으로 벌려 태그를 피한 안재석의 손이 먼저 베이스에 닿은 것이었다. 판정은 세이프로 번복됐다.
16일 프로야구 잠실 두산-LG전 8회초였다. 두산은 4-4이던 8회초 안재석의 적시타로 5-4 리드를 잡았지만, 이어진 2사 1루 상황이 도루 실패로 끝났다면 불안한 리드 속에 8회말로 접어들어야 했다. 그러나 판정 번복으로 흐름을 탄 두산은 정수빈의 중견수 넘기는 2타점 3루타, 양의지의 좌익수 방향 2타점 2루타 등으로 무려 5점을 더 보태 10-4로 달아났다.
두산으로서는 이승엽 감독 체제로 맞은 첫 시즌, ‘잠실 라이벌’ LG와의 첫 3연전을 싹쓸이당할 위기에서 벗어난 장면이기도 했다. 두산은 앞서 LG전을 허무하게 놓쳤다. 지난 14일 경기에서는 실책 4개로 자멸했고, 15일에는 실책 2개로 흔들리며 ‘디테일 싸움’에서 패했다. 그러나 이날은 승부처가 된 8회 들어 수비에서 허점을 보인 LG의 틈을 파고들어 소중한 1승을 따냈다.
승부를 가른 것은 양팀 야수와 주자들의 움직임이었지만, 이날 경기를 박빙으로 몰고 간 것은 홈런이었다. 포성을 먼저 터뜨린 쪽은 LG. LG는 2-1로 근소하게 앞서던 6회말 2사 1루에서 문보경의 2점 홈런으로 4-1로 치고 나갔다. 우투좌타 문보경은 두산 불펜진의 1순위 카드인 정철원의 149.6㎞짜리 바깥쪽 패스트볼을 밀어 쳐 잠실구장 왼쪽 담장을 넘겼고, 1루 측 관중석 LG 팬들은 승리를 확신한 듯 노래했다. 그러나 두산은 3점 차 열세이던 7회초 2사 1·2루에서 LG 베테랑 불펜투수 김진성의 144.9㎞짜리 패스트볼을 받아친 양석환의 좌월 3점 홈런으로 4-4를 만들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산은 8회말 이후 LG의 저항을 1실점으로 억제하며 10-5로 승리했다. 3연패에서도 벗어났다.
고척에서는 키움이 이정후의 연장 10회 끝내기 2점 홈런으로 KIA를 2-0으로 꺾었다. 키움은 4연승을 이어갔고, KIA는 4연패에 빠졌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선발투수 원태인의 6.2이닝 1실점 호투와 장단 13안타를 뽑아낸 타선의 활약으로 롯데를 9-1로 꺾고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수원에서는 KT가 한화에 14-2로 대승했고, 인천에서는 NC가 SSG를 10-5로 제압했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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