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 나란히 골맛…클린스만에 ‘성대한 환영 인사’

토트넘 손흥민(왼쪽에서 두번째)이 15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전에서 득점한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런던 | AP연합뉴스

손, 본머스와 경기서 ‘2경기 연속골’
‘직관’ 클린스만 앞에서 경기력 과시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온 날, 손흥민(31·토트넘)과 황희찬(27·울버햄프턴)의 발끝이 다시 한 번 번뜩였다. 대표팀 내에 자신들을 대체할 선수들은 없다는 듯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고, 골로 인사를 대신했다.

손흥민은 15일 밤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14분 선제골을 넣었다. 비록 팀은 2-3으로 역전패했지만, 직전 경기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통산 100골을 달성한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또 7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2골만 남겼다.

울버햄프턴 황희찬(왼쪽)이 15일 브렌트퍼드와의 홈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팀 동료 디에고 코스타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울버햄프턴 | 로이터연합뉴스

황, 브렌트퍼드전에서 시즌 2호골
교체 출전 5분 만에 득점포 가동

같은 날 황희찬도 골을 신고했다. 브렌트퍼드와의 EPL 31라운드 경기에 나선 황희찬은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19분교체 투입된 지 5분 후 골을 작렬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 복귀 후 2경기 만에 나온 리그 2호골이다.

이날 둘의 활약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었다. 유럽파 점검 차원에서 출장길에 오른 클린스만 감독이 영국 땅을 밟은 뒤 나온 골이기 때문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토트넘-본머스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클린스만 감독은 현역 시절 1994~1995시즌과 1997~1998시즌 토트넘에서 활약했다. 1994~1995시즌에는 29골을 터뜨렸고 1997~1998시즌에는 후반기에 토트넘으로 임대돼 9골을 몰아쳐 팀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끌었다. 하프타임 때 그라운드로 내려와 팬들에게 인사까지 한 클린스만 감독은 영국 PA통신 인터뷰에서 “집에 돌아와 기쁘다. 쏘니(손흥민의 애칭)는 한국에서 매우 특별한 선수다. 다음 월드컵까지 몇년간 손흥민을 지도할 기회를 받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 입장에서 이날 경기를 본 것은 ‘대표팀에서의 손흥민 활용법’이라는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토트넘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주로 출전했던 손흥민은 안토니오 콘테 감독 부임 후에도 이 포지션을 지켰지만, 실제 플레이는 해리 케인 뒤쪽의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많이 소화했다. 이는 콘테 감독이 측면에서 드리블 후 크로스를 올리는 페리시치를 살리기 위해 조정한 결과였다. 이 때문에 손흥민은 공격 시 낮은 위치에서 상대 압박에 시달려 위력이 크게 줄어들었고, 수비 가담 부담도 많았다.

하지만 콘테 감독이 나가고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스텔리니 대행은 지난 8일 브라이턴전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에게 그간 손흥민이 했던 역할을 맡겼고, 손흥민의 위치를 더 올려 케인과 투톱을 세우며 보다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게 했다. 수비 부담을 던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을 작렬했고, 공존 부조화 문제를 일으켰던 페리시치도 손흥민의 골을 2경기 연속 어시스트하며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았다.

지난달 A매치 소집 때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졌던 황희찬도 교체로 투입돼 활발한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내며 자신의 몸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