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 전대때 현금 8000만원 마련해 전달’ 강래구 소환 조사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16일 이 사건 핵심 인물인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을 불러 조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이날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강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강씨를 상대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불법 정치 자금을 마련한 경위와 돈 전달 경로 등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강씨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윤관석 의원과 함께 송영길 후보 캠프에서 당내에 돈 봉투를 살포하는 과정을 사실상 주도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당시 송영길 후보 캠프가 현역 의원, 캠프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뿌린 현금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마련해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여러 명의 지인을 통해 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송 전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는 송 전 대표가 2018년 민주당 당대표로 출마했을 때부터 측근으로 활동했고 민주당 부대변인, 조직국장 등을 지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강씨가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 캠프에서 조직을 관리하면서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면서 수사 중”이라고 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2일 강씨를 비롯해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강래구씨,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조택상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모씨, 강모 전 대전 구의원, 민주당 관계자 강모씨와 허모씨 등 9명을 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해 압수수색했다.
강씨 등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현금 9400만원을 조성해 현역 의원과 당내 인사 40여 명에게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강씨 등 9명 모두 당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된 송영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송 전 의원은 이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의 종착점은 결국 송영길 전 대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이다.
검찰은 윤 의원이 당대표 경선 투표 시작 나흘 전인 2021년 4월 24일 국회의원들의 지지세를 유지하기 위해 강래구씨에게 ‘의원들에게 돈을 뿌릴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지시·권유하자, 강씨가 두 차례에 걸쳐 3000만원씩 합계 6000만원을 지인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강씨가 3000만원을 2021년 4월 27일 봉투 10개에 300만원씩 나눠 담은 뒤 송영길 전 대표의 보좌관 박씨를 통해 이정근씨에게 전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은 이씨를 통해 이 돈을 받아 이튿날 민주당 의원 10명에게 봉투 1개씩을 건넸다고 한다.
같은 날 윤 의원은 강씨와 이정근씨에게 국회의원들에게 줄 돈을 추가로 마련해 달라고 했고, 강씨는 또 지인을 통해 3000만원을 더 만들었다. 이후 강씨는 같은 방식으로 박씨와 이씨를 거쳐 윤 의원에게 300만원씩 담긴 봉투 10개를 전달했다고 한다. 검찰은 윤 의원이 6000만원을 인천과 수도권 소속 현역 의원들에게 건넸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래구씨는 또 2021년 4월 말 현금 2000만원을 추가로 마련했고, 이 돈을 이정근씨 등이 50만원씩 봉투에 담아 캠프 소속 지역상황실장 20여 명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이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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