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키운 소나무인데…또 소나무 심기?
[KBS 춘천] [앵커]
동해안 산불이 날 때마다 피해를 키운 이유 중 하나로 소나무가 지목됩니다.
소나무의 송진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데다, 나무의 수분도도 낮기 때문인데요.
산불 피해 산림을 복구하는데도 여전히, 소나무 등 침엽수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순정 기자가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3월, 강원도 강릉과 동해를 할퀴고 간 산불.
산림 등 4천만㎡가 불타 300억 원 넘는 피해가 났습니다.
해변을 따라 빼곡한 소나무가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당시, 화마가 지나간 동해시 산간마을입니다.
산 능선을 따라 산비탈이 거대한 민둥산으로 변했습니다.
불에 까맣게 그을린 나무들은 다 잘려나가 밑동만 남았습니다.
그 사이 사이로, 어린 나무를 심는 복구 사업이 한창입니다.
소나무 묘목입니다.
도로변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다시 소나무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양희만/조림 사업 관계자 : "현재는 100% 다, 아니죠 여기만 빼고는 소나무로 심는 걸로 아시면 됩니다."]
산불로 민둥산이 된 양양군의 또 다른 야산.
역시, 소나무가 뿌리를 내렸습니다.
[김동현/산불 피해지역 주민 : "어찌됐든 화재가 또 일어날 수 있는 그런 환경 자체가 조성됐다는 거 자체가 솔직히 무섭고 강원도에 계속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2019년 동해안 산불 피해지 가운데 복구 조림이 끝난 건 1600만 제곱미터.
70% 넘는 면적에 다시, 소나무와 낙엽송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산주인 입장에선 돈이 되기 때문입니다.
목재나 관상수로 팔 수 있고, 송이 채취로 부수입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동해안 기후와 토양에서 침엽수가 잘 자란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강원도와 시군은 침엽수 비율을 40% 아래로 낮춘다는 계획이지만, 산주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연길/강원도 산림소득과장 : "저희들이 조림사업을 하면서 산주분들하고 최대한 협의를 해서 점점 활엽수 위주로..."]
산불에 강한 활엽수로 내화수림을 만들면 산불 강도를 60% 줄일 수 있습니다.
경제성에 밀려온 수종 전환이라는 과제를 더 미룰 수 없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고순정 기자 (flyhi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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