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구에 버럭→약속의 8회에 포효, 이승엽 맞나요…"저런 모습 없었는데"

김민경 기자 2023. 4. 1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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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모습이 없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보여준 솔직한 감정 표현에 가까이서 지켜봤던 이들도 깜짝 놀란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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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이유찬의 사구에 흥분한 모습 ⓒ SPOTV 중계 화면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저런 모습이 없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보여준 솔직한 감정 표현에 가까이서 지켜봤던 이들도 깜짝 놀란 눈치다. 선수 시절과는 다른 사령탑 이승엽의 모습 하나하나에 야구팬들이 반응하고 즐거워하고 있다.

이 감독은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쓰는 과정에서 극과 극의 감정을 표현했다. 두산은 6회까지 1-4로 끌려가며 4연패와 함께 LG와 첫 잠실 더비에서 싹쓸이 패할 위기에 놓여 있었다. 여러모로 연패가 더 길어지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7회 양석환이 동점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극적으로 4-4 균형을 맞췄다.

본격적인 대역전극은 8회에 시작됐다. 1사 후 송승환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하고, 2사 2루에서 안재석이 중전 적시타를 쳐 5-4로 뒤집었다. 계속된 2사 1루 이유찬 타석에서 안재석이 2루를 훔치며 흐름을 탔는데, 이유찬이 상대 투수 정우영이 던진 공에 팔꿈치 보호대 부근을 맞았다.

이때 깜짝 놀란 이 감독이 버럭 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유찬을 올 시즌 유격수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주축 선수기에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이 감독은 선수가 다쳤을까 놀라 순간 감정을 숨기지 못했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르고 이유찬의 상태를 지켜봤다. 이유찬은 다행히 1루로 걸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진 않았다.

계속된 2사 1, 2루 기회. 정수빈의 타구가 중견수 홍창기의 머리 위를 넘어가는 2타점 적시 3루타가 됐을 때였다. 더그아웃에서 타구를 지켜보던 이 감독은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단과 함께 흥분한 나머지 작전코치처럼 팔을 한 바퀴 돌리며 포효했다. 연패 탈출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느껴진 순간이었다. 두산은 이후 3점을 더해 8회에만 무려 6점을 뽑으면서 10-5 대역전승을 거뒀다. 3연패에서 벗어나면서 시즌 성적 7승6패를 기록해 5할 승률도 사수했다.

오재원 SPOTV 야구해설위원은 이 장면을 지켜본 뒤 "히트 바이 피치(사구) 상황에서 인상 깊었던 게 이승엽 감독이 현역 때는 자기에게 어떤 피해가 와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감독의 자리에서 자기 선수들이 어찌 됐든 고의성이 있든 없든, 당연히 그런 상황이 아니라 고의성이 없었지만, 이승엽 감독이 우리 편을 위한다는 마음이 선수들에게 이어진 것 같다. (팔을 돌리며 기뻐하는 장면도) 저런 모습이 없었다"고 놀라워했다.

이 감독은 경기 뒤 "끌려가는 상황에서 양석환이 중심타자답게 귀중한 홈런을 쳤다. 안재석은 모처럼 선발 출전해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찬스에서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3루에서 안정된 수비도 칭찬하고 싶다. 연패 중이고 휴식 기간이 있어 필승조를 바로 투입했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하나 돼 이길 수 있었다"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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