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미 도청 의혹,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다룰 계획 없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사진)은 미국 정보기관의 국가안보실 도·감청 의혹을 오는 26일 한·미 정상회담 의제로 다룰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의 정보 취득 경위와 한국 정부의 대응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단 덮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저자세 외교란 지적이 계속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조율을 위해 3박5일간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김 차장은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김 차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감청 논란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될지에 대해 “아직 그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양국이 이것을 함께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신뢰 관계를 갖고 더욱 내실 있고 성과 있는 정상회담을 만드는 데 대해서는 지금 의기투합이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미국이 도·감청 의혹에 대해 직접 설명한 부분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추가적 상황이 나올 때마다 긴밀하게 소통하기로 (미국 측이) 확답을 줬다”며 “다만 제가 (한국으로) 이동하는 시간 동안 새로운 사실이 나온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측이) 저를 만날 때마다 유감 표명을 하고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며 “어떤 경우에도 양국 신뢰를 굳건히 하는 계기로 삼자는 인식이 확고하게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될 양국 간 정보 공유 확대 대상국에 일본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 정보 동맹에 일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도 큰데, 그것은 단계적으로 사안에 따라 검토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한·미 정보 공유를 ‘파이브 아이스’ 수준으로 올릴지를 묻자 “파이브 아이스라는 영어를 사용하는 영어권 국가의 정보 동맹이 있고, 우리는 그것보다 어쩌면 더 깊은 한·미 정보 동맹이 있기 때문에 이 정보 동맹을 더 굳건히 하고 있다”며 “한·미 정보 동맹에 어떤 파트너를 추가로 초대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도 앞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이브 아이스는 미국, 호주, 영국, 뉴질랜드, 캐나다 등 영어권 5개국의 기밀정보 공유 동맹이다.
앞서 김 차장은 지난 11일 출국하면서 한국 정보 등이 담긴 미국의 기밀문건 유출과 관련해 “공개된 정보 상당수가 위조됐다는 데 대해 한·미의 평가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 어떤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전달)할 게 없다”며 “왜냐하면 누군가가 위조를 한 것이니까”라고 답변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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