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 키즈’ 한국 피겨 황금세대가 날았다...사상 첫 단체전 銀
“한국팀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우리가 사랑하는 스케이트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어요.”(차준환)
“팀으로 경쟁하는 건 처음이니까 다 같이 즐길 거예요. 응원은 자신 있어요.”(이해인)
피겨스케이팅 국가 대항전인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 팀 트로피에 한국이 처음 출전해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 나란히 역사적인 은메달을 목에 건 차준환(22)과 이해인(18)이 이번에도 큰 몫을 해냈다. 한국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일본(94점)을 1점 차로 밀어내고 종합 순위 2위(95점)를 달성했다. 금메달은 랭킹 포인트 120점을 쌓은 미국이 차지했다.
2009년부터 격년으로 열려온 이 대회는 남자 싱글, 여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스 4개 세부 종목 선수들이 국가별로 한 팀을 이루는 단체전이다. 시즌 성적이 가장 우수한 6국만 출전 자격을 얻는다. 한국이 이 대회 참가 자격을 얻은 건 처음이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각각 순위를 매겨 순위별로 포인트를 부여한다. 여자 싱글에선 이해인이 쇼트(76.90점)와 프리(148.57점) 모두 1위에 올랐다. 김예림(20)도 프리 3위(쇼트 7위)로 선전했다.
대회 마지막 경기는 15일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었다. 이에 앞서 일본이 페어 2위에 올랐기 때문에 차준환이 2위 이상을 해야 한국의 은메달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한국팀 주장 차준환은 악셀 점프에서 실수했지만, 두 차례 4회전 점프와 연결 점프 등을 깔끔하게 성공해 프리 1위(187.82점)를 차지했다. 지난 13일 쇼트 성적은 2위(101.33점)였다. ISU 홈페이지는 “메달 색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차준환이 주장으로서 임무를 완수해 일본을 추월했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는 ‘여왕’ 김연아(33)를 이어 한국 피겨 제2의 전성기를 연 ‘연아 키즈’ 세대의 성장과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늘 개인으로 경쟁해온 피겨 선수들은 팀워크를 경험해볼 수 있는 드문 기회에 열광했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고 장난감 총과 왕관,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라고 적힌 어깨띠까지 동원해 유쾌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대회를 축제처럼 즐겼다. 동료 팀원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펄쩍펄쩍 뛰면서 환호했다. 남자 싱글 쇼트 10위, 프리 12위를 기록한 이시형(23)은 응원을 주도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림 그리기가 취미인 이해인은 애정을 담아 그린 팀 동료들 모습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한국은 평균 나이 만 20세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젊은 팀이었다. 아이스댄스 임해나(19)-예콴(22·캐나다) 조는 지난달 세계주니어선수권 은메달을 따낸 뒤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프로그램을 정비해 이번 대회에서 시니어 데뷔전을 치렀다. 페어 조혜진(18)-스티븐 애드콕(28·영국) 조는 국제 대회 출전이 처음이었다. 아이스댄스와 페어는 각각 6팀 중 최하위에 그쳤지만, 귀중한 경험을 쌓으며 한국 피겨 영역을 확장했다. ISU 주관 대회에서 아이스댄스와 페어는 두 선수 중 한 명의 국적을 택해 출전할 수 있지만, 올림픽은 두 선수 국적이 같아야 한다.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남자 선수가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한다. 차준환은 “우리는 이번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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