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반군·정부군 교전 최소 56명 사망...반군 “공항·대통령궁 장악”
아프리카 수단의 수도 하르툼에서 15일(현지 시각)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이 벌어져 수십 명이 사망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프리카의 대표적인 열강 패권 경쟁 지역으로 이번 교전이 확전될 경우 국제사회의 진영 간 대립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반군인 신속지원군(RSF) 민병대는 성명을 통해 하르툼 국제공항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르툼 국제공항에선 항공기가 충돌하거나 이곳에 착륙하려던 민항기들이 출발한 공항으로 회항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RSF는 공항뿐만 아니라 대통령궁과 육군 참모총장 관저, 국영 방송국 등도 자신들이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하르툼을 비롯해 옴두르만, 니알라, 엘오베이드 등 수단 전역에서 무력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곳곳에서 교전이 발생하면서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수단의사중앙위원회는 16일 수단 전역에서 교전으로 민간인이 최소 56명 숨졌다고 밝혔다. 군인과 민간인을 아우른 부상자는 현재까지 595명으로 집계됐다. 교전이 계속되고 있어 사상자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교전이 서방과 반서방 진영의 대리전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단은 사하라 이북과 이남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인 데다, 방대한 천연자원까지 보유하고 있어 강대국들이 진출 기회를 엿보는 국가다. 이미 러시아는 민간 용병단 와그너그룹을 수단에 파견해 군부를 지원하고 금광 채굴권을 확보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 중국도 수단에 면해 있는 홍해의 천연자원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은 수단에 경제 지원을 약속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뉴욕타임스는 “수단은 서방과 러시아 간 글로벌 대립 구도에서 발화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수단은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오마르 알 바시르가 30년 동안 철권 통치했다. 이후 반정부 민주화시위가 격화하던 2019년 정부군과 RSF가 손을 잡고 쿠데타를 벌여 알 바시르 정권을 축출했다. 이후 군부와 야권이 구성한 주권위원회가 선거와 민정 이양 준비 작업을 진행해 수단이 민주국가가 될 것이란 국제사회의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2021년 압델 파타 부르한 총장이 이끄는 군벌이 또다시 쿠데타를 일으켰고, 동지에서 적이 된 정부군과 RSF는 현재까지 권력 다툼을 벌여오며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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