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의 명수’ SK, 이번엔 0.6초 남기고 역전극 썼다···챔프전 진출에 1승 남겨

서울 SK 선수들이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리온 윌리엄스의 결승 득점으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창원 | 연합뉴스

서울 SK는 정규시즌 막판 ‘역전의 명수’였다. 이 기세로 6라운드 전승을 달성했고, 전주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도 3경기 만에 마무리했다. 특히 6강 플레이오프 2~3차전은 각각 15점, 16점 차이를 뒤집은 대역전승이었다.

창원 LG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11점차를 뒤집고 역전승을 따낸 SK가 2차전에서는 리온 윌리엄스의 결승득점으로 또 한 번 역전 드라마를 썼다.

SK는 1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경기 종료 0.6초를 남기고 터진 윌리엄스의 결승 골밑득점에 힘입어 92-91로 이겼다. 적지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쓸어담은 SK는 통합 우승을 달성한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1승 만을 남겼다.

역전승은 보는 사람들에게는 짜릿함을 선사하지만, 실제 경기를 치르는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준다. 전희철 SK 감독도 마찬가지다. 전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편하게 이겼으면 좋겠는데 항상 뒤집어서 이긴다. 그래서 진이 다 빠진다”며 “오늘은 몰래카메라 좀 찍지 말아 달라고 김선형에게 얘기했다”고 껄껄 웃었다.

전 감독이 굳게 믿었던 김선형(10점·6어시스트)은 3쿼터까지는 8점에 묶이며 전 감독의 기대를 배신했다. 김선형 뿐 아니라 자밀 워니(40점·11리바운드)와 허일영(24점·6리바운드)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의 부진도 타격이 컸다.

SK는 4쿼터 시작 40여초 만에 이관희(19점)에게 득점을 내줘 65-75, 10점차까지 뒤졌다. 하지만 여태 그랬던 것처럼, 이 때부터 SK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워니의 연속 3득점을 시작으로 순식간에 16점을 퍼붓고 LG의 공격을 무득점으로 막으며 81-75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지면 타격이 큰 LG도 이관희와 레지 페리(31점·13리바운드)를 앞세워 금새 반격에 나서 분위기를 가져왔고, 종료 35초를 남기고 윤원상의 미들슛으로 90-89로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SK가 워니의 자유투 1득점으로 균형을 다시 맞췄지만 LG는 이어진 공격에서 김준일이 워니의 5반칙을 이끌어내고 귀중한 자유투 2개를 얻었다.

그런데 김준일이 자유투 2개 중 1개만 성공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진 공격에서 SK는 김선형에게 마지막 공격을 맡겼고, 김선형이 올려놓은 플로터는 림을 빗나갔다. 그런데 윌리엄스가 천금같은 공격 리바운드에 이어 골밑에서 다시 한 번 솟구쳐 올라 공을 림에 올려놨고, 그렇게 경기는 끝났다. 윌리엄스는 단 13초만 뛰고도 팀을 승리로 이끌며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28번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1~2차전을 이긴 팀은 전부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SK는 챔피언결정전 100% 진출의 확률을 안고 기분 좋게 홈으로 돌아간다. 두 팀의 3차전은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창원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