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수소차 시장… 현대차 ‘독주’에 BMW도 ‘시동’

백소용 2023. 4. 1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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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체, 시장 진입 도전장
전기차 긴 충전 시간 문제 등 보완 가능
원자재 투입량 적어 자원효율성 높아
현대차 점유율 61%… 점진적 성장세
BMW iX5 하이드로젠 시제품 선보여
혼다·폴크스바겐 등도 출시계획 발표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 완성차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선점한 수소차는 전기차와 승차감과 성능이 비슷하지만 자원효율성이 높고 충전 속도가 짧아 향후 전기차를 보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의 iX5 하이드로젠 파일럿 모델. BMW 코리아 제공
◆BMW, 수소차 공개… “미래 모빌리티 대안”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는 지난 11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수소연료전지차 ‘BMW iX5 하이드로젠’ 파일럿(시제품) 모델을 공개하고 시승하는 행사를 열었다.

‘BMW iX5 하이드로젠 데이’라고 명명한 행사에서 BMW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그룹의 비전, 파워트레인 다각화를 위한 전략 등을 소개했다.

BMW 그룹 수소 기술 분야를 총괄하는 위르겐 굴트너 박사는 이날 “전기차로만 에너지를 활용하는 것보다 장거리에서의 운반과 저장이 용이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함께 활용했을 때 오히려 비용 면에서 더욱 경제적이며 탈탄소화를 더 빠르게 달성할 수 있다”며 “BMW는 기존의 내연기관, 전기차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수소연료전지차 역시 선택지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시승한 BMW iX5 하이드로젠 파일럿 모델은 소음이 거의 없었고, 가속이 빨라 전기차와 승차감도 비슷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6초가 안 걸렸다.

이 모델은 BMW X5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파워트레인은 후륜에 장착된 드라이브 유닛과 이 모델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성됐다. 파워트레인에는 5세대 BMW e드라이브 기술이 적용돼 최고 출력 401마력을 발휘한다.

연료전지에 공급되는 수소는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두 개의 700바(bar)급 탱크에 저장되는데, 약 6㎏의 수소 연료를 저장할 수 있다. 탱크를 가득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3∼4분이다. 한 번의 수소 충전으로 약 500㎞를 주행할 수 있다.

BMW는 이번 iX5 하이드로젠 파일럿 모델을 시작으로 향후 수소연료전지차 역시 기존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의 출시 로드맵과 비슷한 단계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BMW코리아 측은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향후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모빌리티를 위한 BMW그룹의 드라이브 트레인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수소 하이브리드 롤링랩(달리는 실험용 차량) N비전74. 현대차 제공
◆현대차 독주 속 업체들 시장 진입

수소차 시장은 수년 동안 현대차와 도요타가 주도해왔다. 그만큼 강력한 경쟁 업체가 없는 상태다.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처음으로 2만대를 돌파하며 점진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독보적인 1위 업체는 현대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연간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 2131대 중 현대차 넥쏘는 내수 시장 기준 884대, 글로벌 시장 기준 953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7.6%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넥쏘와 상용차를 포함해 현대차의 수소차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절반 이상인 60.8%이다.
현대차의 넥쏘. 현대차 제공
2위인 도요타 미라이의 판매량은 605대로 점유율 28.4%를 차지했다. 다만 넥쏘의 글로벌 판매량 중 90% 이상이 내수 판매라는 점에서 한국과 일본 시장을 제외했을 때 미라이의 판매량은 넥쏘보다 4배 이상 높다.

국가별로 한국이 현대차 넥쏘의 내수 판매량에 힘입어 시장 점유율은 56.5%를 나타냈다. 도요타 미라이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 미국은 23.3%의 점유율로 2위에 올랐다. 이어 중국(10.8%), 유럽(5.7%), 일본(3.5%) 순으로 점유율이 높았다.

수소차는 미래차로 각광받는다. 전기차의 무거운 배터리와 긴 충전 시간 등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전기차 생산에 비해 원자재 투입량이 적고 재활용률이 높은 소재를 사용해 자원 재활용과 순환 측면에서도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수소차 투자와 개발에 시동을 걸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 맥서스는 수소차 유니크7을 판매하고 있다. 아직 판매량은 적지만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중국의 수소상용차는 최근 수요가 감소하면서 점유율이 위축됐지만 중국 정부의 수소 산업 육성 의지와 중국 내수 시장을 통해 언제든 급성장할 수 있다”며 “현재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수요가 어느 정도 해소된 이후 중국 기업들의 수소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혼다는 GM과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공동개발을 발표하면서 혼다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를 기반으로 한 신형 수소전기차를 2024년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혼다는 수소차 클래리티를 생산하면서 일찌감치 수소차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단종했다.

폴크스바겐도 2026년 수소차 출시를 계획 중이다. 독일 에너지 기업 크라프트베르크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해 독일에서 특허를 출원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소차 충전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충전 비용이 높은 데다 수소차 기술도 갈 길이 멀다는 점은 수소차 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수소차는 궁극의 차라고 불리지만 가장 친환경적인 그린수소(태양광·풍력 발전 등에서 나온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해 생산하는 수소)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수소차 보급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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