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중 김어준 유튜브 틀고… 수행평가엔 ‘정치 편향’ 예문 낸 교사
서울의 한 고등학교 기간제 교사가 수업 중 학생들에게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하 김어준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고, 내신 성적에 반영되는 수행평가 문항에도 정치 편향적인 내용을 예문에 담았다가 학생 항의에 학교 측이 진상 조사에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학교 측은 해당 교사에게 구두(口頭) 주의를 줬다.
16일 서울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한 고등학교 1학년 영어 수업 시간에 김어준 유튜브의 한 장면이 재생됐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 및 수산물 수입 등과 관련된 영상으로, 기간제 교사 A씨가 튼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학교가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A씨는 한 교실에서 약 3분 동안 이 영상을 보여준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은 A씨에게 사유서를 받고 구두로 주의 조치를 내렸고, 추가 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학교 측에 “정치적 성향을 심어줄 의도는 아니었다며, 학생들이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그랬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처럼 정치 편향적인 내용을 학생 내신 성적에 반영되는 수행평가의 영어 예시 문항(sample question)에도 담았다.
예시 문항은 △윤 대통령의 3·1절 연설을 고려하면, 그가 일본에서 굴욕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 명백하다 △미국 국무부는 윤 대통령이 MBC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금지한 것은 폭력과 괴롭힘을 보여준다는 인권 보고서를 발표했다 △야당은 현 정부를 검찰 독재 정부라고 부른다 등이었다.
특히 고교 1년생이 배우지 않은 ‘야당’(opposition party) ‘검찰 독재’(a prosecution-dictatorship) 등의 단어는, 따로 의미를 풀어주는 키워드로 처리해가면서까지 억지로 예문에 집어넣었다.
문법 수업 중에도 A씨가 문제의 소지가 있는 예문을 썼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예문은 ‘K’s speech left me speechless’(K의 연설은 나의 말문을 막히게 했다)이다. 당시 촬영된 사진을 보면 이 예문과 함께 주어·동사·목적어·목적격 보어를 나타내는 알파벳이 적혀있는데, 이를 통해 영어 문법 중 5형식 문장구조를 설명하면서 해당 예문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수업 당시 이 예문의 주어 ‘K’를 “굥”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굥’은 윤석열 대통령의 성을 뒤집은 것으로, 윤 대통령을 비하하는 멸칭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자신의 수업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는 없었고, 아이들이 고등학생이니까 사회를 보는 비판적인 사고, 그런 게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마음에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조선닷컴 통화에서 “A씨 수업에서 정치 편향 논란이 벌어졌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다음주 중 정확한 내용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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