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물든 수채화 만나는 완주 구이저수지 둘레길 여행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금산사의 봄, 변산반도의 여름, 내장산의 가을 단풍, 백양사의 설경. 경치 빼어나기로 소문난 ‘호남 4경’이다. 그중 금산사를 품은 곳이 바로 모악산. ‘모악춘경(母岳春景)’이라 불릴 정도니 봄은 모악산이 가장 아름다울 때다. 주차장에서 금산사 일주문까지 벚꽃 터널이 장관을 이루고 진달래가 만발해 정상까지 꽃길이 펼쳐진다. 모악산 정상에서 흐르기 시작한 물은 구이저수지, 금평저수지, 안덕저수지, 불선제, 중인제, 갈마제를 채우고 다시 흘러 김제평야와 만경평야를 적시니 어린 생명을 무럭무럭 키우는 어머니 젖과 다름없다. 실제 해발고도 793m의 모악산은 전북 완주, 전주, 김제에 걸쳐 있으며 산 정상에 어미가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형태의 바위가 있어 ‘모악(母岳)’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트포토존에서 왼쪽은 경각길, 오른쪽은 모악길. 안내표지판엔 아들 낳고 싶으면 경각길로 가고 딸을 낳고 싶으면 모악길로 가란다. 왕벚꽃길이 아름다운 모악길을 따라 걷는다. 저수지는 워낙 광활해 호수나 바다처럼 넉넉하다. 저수지 둘레를 따라 수변 데크길이 잘 조성돼 윤슬이 반짝이는 맑은 물과 살랑거리는 봄바람을 즐기며 힐링하기 좋다. 모악산과 경각산은 버드나무 새싹들이 부쩍 돋아나 푸릇푸릇한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들이마시면 가슴이 활기찬 기운으로 채워진다. 8.8㎞의 산책로는 숲과 수변데크가 번갈아 나타나 지루할 틈이 없다. 봄에는 걷는 내내 벚꽃 군락지가 산자락을 핑크로 물들여 초록잎과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는 수채화를 선사하고 여름에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자연을 즐기기 좋다. 중간중간 다양한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구이저수지는 농업 관개용 저수지로 만들어졌지만 도시화로 농업용수 공급이 줄어들면서 수량이 풍부해져 생활용수 및 환경수질 정화까지 담당한다. 강태공들에게 인기 높은 낚시터이며 여름이면 전국카누경기대회가 개최되는 카누·조정 등의 훈련장소로도 활용된다.
경각산은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기기 좋다. 걷기 편안한 능선을 30분 정도 오르는 동안 전나무 조림지가 산행의 피로를 충분히 씻어주는 피톤치드를 쏟아낸다. 쑥재부터 임도를 따라 30여분 걸으면 유황성분으로 유명한 송산온천도 만난다. 최근에는 패러글라이딩 점프장으로 인기가 높아 주말이면 창공을 자유롭게 나는 패러글라이더의 모습도 즐길 수 있다.
#정원이 아름다운 위봉사의 봄
방탄소년단(BTS)이 영상을 촬영한 뒤 ‘BTS 성지’로 인기가 높은 오성한옥마을에 들어서면 풍광 좋은 위봉산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쟁이나 병란이 있을 때 전주 경기전에 모신 태조 이성계의 어진과 시조의 위패를 봉안하기 위해 위봉산성을 쌓고 행궁도 마련했다. 실제 동학농민운동 당시 전주부성이 함락되자 태조 어진이 위봉산성으로 옮겨졌는데 당시 행궁이 너무 낡아 대안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위봉사 대웅전이다. 이 때문에 위봉사는 경기전의 말사가 됐다. 태조암이라 이름 붙은 산내 암자가 자리한 것도 그 때문이다.
완주=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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